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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호 2020년 8월] 뉴스 모교소식

이응노·나혜석·장욱진·구본주… 대작들 모교 미술관에 모였다

고요한 피서같은 권훈칠 작가의 ‘어느 맑은 아침’전도

이응노·나혜석·장욱진·구본주… 대작들 모교 미술관에 모였다




안창홍, 화가의 심장, 2019


모교 미술관(관장 심상용)이 9월 20일까지 기획전 ‘팬데믹의 한 가운데서 예술의 길을 묻다-작업’을 연다.

전시는 열네 명의 작가를 그들의 경험에 따라 나누었다. ‘저항’에서는 이응노, 나혜석, 장욱진, 조성묵, 구본주의 작품을, ‘역류’에서는 황재형, 안창홍, 김창열, 최상철, 이진우의 작품을 선보인다. ‘고독’에서는 오귀원, 김명숙, 홍순명, 김승영의 작품을 모았다.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니’ 기획력에 감탄이 나올 법한 전시다.

이 작가들은 인생의 한때, 혹은 더 긴 시기에 이들의 경험과 작업의 속성 때문에 국내 미술 장에서 비주류와 타자로 분류되는 경험을 감내해야 했다. 과연 덕지덕지 붙인 숯 위에 한지를 바르고 수백만 번의 쇠솔질로 결을 만들어내는 작업(이진우 작가)이 약빠르게 당대의 흐름에 올라탈 수는 없을 터. 그들의 작업은 그들을 더디게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다음 세대에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미술관은 “작업 전에 초대된 작가들의 더딘 행보, ‘뒤늦은 작업’엔 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요구하게 될 유산과 국제 예술의 새로운 규범이 될 만한 정신적 자산들이 충분히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기간 아래층에서는 권훈칠(회화73졸) 작가의 ‘어느 맑은 아침’전이 열린다. 생전 섬세하고 진중한 성격이었다는 작가는 고요한 은둔 생활을 하며 많은 풍경화를 그렸다. 곱고 가는 필치로 그려낸 이탈리아 수도원과 바람 부는 들판, 청명하게 반짝이는 해변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조용한 피서’를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