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04호 2020년 3월] 뉴스 모교소식

휴먼스 오브 스누 <6> 미대 및 의대 재학생 인터뷰

“옛 그림 복원하며 옛 사람의 호흡 느끼죠”
휴먼스 오브 스누 ● 6

요즘 서울대생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모교 재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해 기록하는 휴먼스 오브 스누 프로젝트가 동창신문에 인터뷰를 제공합니다. 이들이 만나서 묻고 듣는 소소한 이야기 속에 후배 재학생들의 일상이 보입니다. 익명으로 인터뷰하는 것이 이들의 원칙입니다. 페이스북(@humansSNU)과 인스타그램(@humanssnu)에서 다른 인터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옛 그림 복원하며 옛 사람의 호흡 느끼죠”

미술대학 재학생


-전공이 어떻게 되시나요?
“동양화 전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큰 계획은 작품 활동을 생각하고 계신 건가요?
“사실 지금은 옛날 그림을 복원하고 모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우리 학교에도 그런 기관이 있어서 거기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일도 계속하고 친구들이랑 사업도 계획을 하고 있거든요. 동양화 관련해서 디자인 제품이나 이런 걸 만들고 있어서 그런 걸 키워나갈 생각이에요.”

-창작이 아닌 옛날 작품들을 복원, 모사하는 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일단 옛날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냥 사진으로만 보는 거랑 실제로 봤을 때랑 엄청 다르거든요. 옛날 사람들이 그렸을 때의 호흡도 많이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사람들이 이걸 그릴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렸는지가 보여요. 그래서 그런 걸 보는 것도 재미있고. 
일은 좀 힘든 것도 있는데, 저는 미대생이다 보니까 일단 그린다는 행동 자체에도 매력을 느끼고, 옛날의 그림을 본다는 것에서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일을 하고 있어요.”


“마음이 열린 말랑말랑한 사람 될래요”

의과대학 재학생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저는 되게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생각했던 건, 삶을 살면서 경험을 채우고, 배움도 채우고. 삶을 채우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잖아요. 

그러다 보면 저의 방향으로만 굳어질 수도 있는데, 사람들을 존중하는 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거라고 말을 했던 것도 제가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해서, 이런 세상도 있고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이런 것들을 잘 받아들이는 것을 존중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또 제가 다른 사람들 말을 잘 듣고 싶기도 한데, 사람들이 저한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사람으로 계속 남고 싶어요. 사람들이 생각을 했을 때 편하게 말하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편하고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 말랑말랑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어떤 이유 때문에 그렇게 느끼셨나요?
“제 생각에는 본인의 세계가 정말 확고한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 세계를 바꾸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딱딱하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람은 다 각자의 세계가 있으니까 어느 정도 그럴 수밖에 없고 존중해야 하기도 하지만, 함께 사는 세상이니까 서로의 세계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자신만의 세계 혹은 자신 주변의 몇몇 사람의 세계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을 하면 점점 딱딱해지는 듯해요. 

그래서 그런 걸 피하고, 세상이 넓다는 걸 계속 배워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