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3호 2025년 2월] 뉴스 모교소식
3700여 신입생 “무척 설레요”
2월 네 차례 새내기대학 개최

2월 3일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첫 새내기대학 때 하얀색 롱패딩을 맞춰 입은 재학생 멘토가 신입생 멘티들을 인솔해 서울대 정문 조형물 아래로 통과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사진=모교 소통팀
3700여 신입생 “무척 설레요”
2월 네 차례 새내기대학 개최
수강신청·시설 이용 등 안내
“신입생이세요? 환영합니다! 와~”
하얀색 롱패딩을 맞춰 입은 재학생 열댓 명이 25학번 새내기가 눈에 띄자 함성을 질렀다. 체육관 입구에 깔린 붉은 카페트 양옆에 줄지어 서서 ‘새내기대학’ 행사장에 들어서는 후배들 한 명 한 명에게 미소를 띠며 손을 내밀었다. 신입생들의 얼굴은 좀 어색해하면서도 새로운 기대와 희망으로 들떠있었다. 새내기대학은 신입생들의 대학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마련된 모교 연례행사. 서울대인이 되어 서울대와 나누는 첫인사인 셈이다.
올해 새내기대학은 2월 3일(월), 2월 6일(목), 2월 11일(화), 2월 13일(목)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회차당 750명씩 총 3000명의 신입생이 참가했다. 첫째 날엔 유홍림(정치80-84) 총장이, 둘째 날엔 이준정(고고미술사83-87) 교육부총장이 단상에 올라 학교를 대표해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 부총장은 “재학생 선배의 격한 환영 인사를 받는 여러분들이 무척 부러웠다. 서울대에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장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신입생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입학 40주년을 맞은 재작년부터 졸업 후 흩어진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속된 말로 쫄아있었다는 것을 알고 함께 웃었다고. 이심전심이었는지 행사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 부총장은 자신의 전공과 연관 지어, 인류가 다른 어떤 동물보다 뇌가 커진 이유는 사회성에 있다고 짚었다. 모교 합격으로 수월성을 입증한 신입생들에게 협동성, 포용성을 강조하는 한편 우수한 모교 교수진과 교육 및 연구 여건을 자랑하며 대학 생활의 기대감을 한껏 드높였다.
이어서 작년에 갓 졸업한 이민호(경영17-24) 로맨시브 전략 총괄이 “다른 졸업생들보다 뛰어나거나 특출나서가 아니라 대학에서 정말 다채로운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며 단상에 올랐다. 네이버에서 자신을 검색하면 ‘댄서’라고 소개될 만큼 어렸을 때부터 춤을 췄고, 먹는 걸 좋아해서 서울대 인근 맛집 탐방기를 담은 인스타그램 계정 ‘스누푸파’를 운영했다고.
이 동문은 “재미를 찾아 꾸준히 계속한 결과, 아이돌그룹 ‘더 보이즈’의 백댄서로 라스베이거스에서 방송 촬영도 했고, 인스타그램 팔로워 2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땐 경영난에 처한 샤로수길 소상공인을 위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식당을 선별해 홍보하는 것은 물론 작게나마 지원금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받았던 감사 문자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자신이 누군가의 생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부담이 되면서도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제가 사랑하는 샤로수길이 불법 전단지로 몸살을 앓을 땐 근절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100명이 넘는 선후배 동기들이 함께해 주셨죠. 학교 밖에서도 좋게 봐주셔서 언론에도 많이 소개됐고요. 나아가 직접 수거하는 건 일시적일 뿐이란 생각에 깨끗한 거리 만들기 서명 운동을 전개, 이를 계기로 불법 전단지 업주들이 실제로 체포되기까지 하니까 4주 만에 깨끗한 거리를 되찾았습니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춤과 식탐이란 제 성향을 좇아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처럼요. 해 보고 아닌 거 같으면 그냥 바꾸면 돼요. 해 보지도 않고 후회하시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일단 해 봐라, 취미가 스펙이 된다” 선배들의 힘찬 조언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새내기들을 위한 선배들의 특강, 학교생활 길라잡이 등의 설명회가 진행됐다. 사진=모교 소통팀
이 동문은 막간을 이용해 짧은 춤을 선보이고 내려갔다. 이어서 고희정(영어교육94-98) 교육부처장이 학부대학 및 공통 교육과정을 소개한 후 수강 신청 요령에 대해 설명했고, 최지송(작곡12-17) 교수가 모교 거주형 대학 즉 ‘LnL(Living & Learning)’을 소개했다. LnL은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전인적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해 2022년 10월 설립됐다.
2023년 1기, 2024년 2기에 이어 올해 3기를 맞고 있다. LnL에선 올해로 2년째 다양한 전공과 출신 지역 학생들이 어울리는 인적 물적 환경을 조성, 주거와 배움의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LnL 학생은 410명, 멘토는 70명이며 대학원의 조교 같은 프록터가 10명 있다. 모교 기숙사 906동과 919D동에 거주하면서 공동체 관련 과목을 수강하고, 비교과 활동으로 다양한 단체 활동을 경험하면서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해외 대학생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언어학과 재학생 박현묵 씨가 휠체어에 탄 채 연단에 올라 장애인 서울대생의 현황을 소개하는 한편 장애 학생에 대한 학교의 지원, 학우로서 함께 있을 때 비장애 학생이 알아두면 좋을 것들에 대해 설명했다.
그밖에 모교 대학생활문화원과 인권센터에서 각 기관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으며, 관악경찰서 김태욱·장지욱 경감이 마약의 위험성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김보희(식물생산과학21입) 부총학생회장이 학생회의 역할에 대해 홍보하는 것으로 오전 일정이 끝났다.
멘토링 세션과 팀 파워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오후 일정을 통해 신입생들은 동기 및 선후배들과 밀도 있는 소통을 나누며 친목을 다졌고, 대학 생활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했다.
화학생물공학부 신입생 송 율 씨는 “막막하면서도 무척 설렌다. 선배들이 많이 도와줄 것 같아 기대도 되고 믿음직스럽다”고 말했고, 컴퓨터공학부 김민관 씨는 “동기들과 어서 친해지고 싶다”고 하면서 “일단 해 봐라, 취미가 경험이 되고 스펙이 된다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경영대학 이지원 씨는 “밴드부에서 노래를 부를 것”이라며 동아리 활동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