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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호 2019년 9월] 뉴스 모교소식

제73회 후기 학위수여식 학·석·박사 2665명 입회

단과대 성적 최우수생 11명 중 6명 여성, 축사 연사 3인도 여성

지난 8월 29일 모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73회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학사 910명, 석사 1,047명, 박사 681명 등 총 2,665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받아 본회에 입회했다.



학·석·박사 2,665명 졸업 “동창회 입회를 환영합니다”


지난 8월 29일 모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73회 후기 학위수여식이 거행됐다. 학사 910명, 석사 1,074명, 박사 681명 등 총 2,665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받아 본회에 입회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선 특히 여성 연사들이 눈에 띄었다. 신수정 본회 회장에 이어 노정혜(미생물75-79)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맡았으며, 졸업생 대표 연설에도 여성 창업자인 강미나(경영13입) 빅펄 대표가 나선 것. 단대별 성적 최우수상을 받은 졸업생 또한 11명 중 6명이 여성이었다.

오세정 총장은 식사에서 “20대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지만, 즐겁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다”면서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불안감이 버거웠고 여러분들도 그랬을 것”이라며 졸업생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또한 스스로 내린 선택이 아니면 늘 후회하고 타인을 원망할 틈을 엿보게 된다며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진실한 사람이 될 것을 주문했다.

신수정 회장은 축사에서 세대 간 갈등이 심각해지는 세태를 짚으면서도 “모교가 다리를 놓아줌으로써 우리들 선후배는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창립 50주년을 맞은 본회는 동문들과 함께 하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서울대인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가는 여러분들을 모교와 함께 힘껏 돕고 응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졸업생 대표로 연단에 오른 강미나 씨는 “어업 분야에서 창업을 한 아버지가 어려운 시절부터 양식장을 만들고 태풍피해, 기름유출 사고 등을 극복해가는 모습에서 기업가 정신을 봤다”며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과 어릴 적부터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즐거워 아버지처럼 자신도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정혜 이사장은 모교 입학 때부터 현재까지의 삶에 대해 진솔한 자기 경험을 털어놔 공감을 자아냈다. 호주가 아닌 여교수는 자격이 없어 교수아파트에 못 들어간 게 되레 집값 뛰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는 호재가 됐고, 학교 일 때문에 바빠 자식의 입시와 진로문제에 신경 쓰기 어려웠지만 가족이 화목한 덕분에 내버려둬도 잘 컸다며 겁내지 말고 자녀교육에 적용해 보라고 말했다. 나경태 기자


단과대 성적 최우수생 11명 중 6명 여성, 축사 연사 3인도 여성


지난 8월 29일 모교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73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910명, 석사 1,074명, 박사 681명 등 2,665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받았다. [사진=모교 홍보팀]



“어디에 있든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될 것”

오세정 총장 식사


돌이켜 보면 20대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지만, 즐겁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불안감이 버거웠습니다. 여러분도 그랬겠지요. 수고 많았습니다. 여러분이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내린 선택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기꺼이 책임지지만, 그렇지 않은 선택에 대해서는 늘 후회하고 타인을 원망할 틈을 엿봅니다.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을 믿고 그 선택을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어려운 공부의 장인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문제는 어려울수록 재미있고 우리를 발전시키죠. 평생 어려운 문제들에 도전하며 성장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모교·국가·인류에게 받은 것 돌려줘야”

신수정 회장 축사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대학과 유학 시절까지 모두 장학금을 받아 공부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동 세대 사람들 모두, 그리고 지금의 여러분들도 알게 모르게 주변의 많은 도움에 힘입어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수많은 은인들, 모교와 사회, 국가 그리고 인류에 우리가 받은 것을 돌려 드려야 할 것입니다. 감사하고 베풀 줄 아는 마음속에 더욱 넓고 긍정적인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일원이 된 서울대총동창회는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모교를 사랑하는 40만 서울대 동문들이 결속해 모교 발전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와 서울대인의 든든한 동반자인 총동창회에 들어온 것을 환영합니다. 서울대인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서는 여러분을 힘껏 돕고 응원하겠습니다.


“변하는 세상, 변하지 않는 가치 추구하길”

노정혜 이사장 축사


저는 1975년 관악캠퍼스가 이 자리에 조성된 해 미생물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유신체제 반대 운동과 그에 따른 휴교령 때문에 한 학기를 다 들은 과목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목마름이 컸었기에, 선배들과 함께 외국 원서를 구해 스터디그룹을 하며 배움을 이어갔습니다. 교수님들께 배운 것보다 스스로 공부한 것이 더 많았습니다. 요즘 학생들도 비슷한 얘기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들에게 배우는 것보다 유튜브나 테드 강연에서 훨씬 많이 배운다고요. 좋습니다. 맞습니다. 중요한 건 혼자 스스로 찾아서 배우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에 부임했을 때 교수아파트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호주가 아닌 여교수는 자격이 없다고 하여 못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집값이 아직 고공행진을 시작하기 전이라, 그 덕분에 오히려 내집 마련을 빨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은 분명히 새옹지마입니다. 당시 학과의 선배 교수 중에는 30세의 젊은 여자가 남자 선배들을 제치고 교수로 임용되는 것을 반대하여 동창회를 동원한 반대운동을 한 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어느 직장이건 구성원들이 식구처럼 여겨지는 문화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부장적 권위로 위계질서를 유지하려는 조직문화는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와 생명공학, 초연결 통신망 등이 몰고 올 사회적 변혁은 큰 도전입니다. 국제질서와 자연환경의 불안정성도 피할 수 없는 난제입니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면서, 변하지 않는 가치와 인생의 의미를 계속 추구하시기 바랍니다.


“창업하는 학우들, 서로 돕고 응원하자”

강미나 졸업생 대표연설


저는 어릴 적부터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즐거웠고, 그래서 기업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싶어 경영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최초 탄생 과정과 고난, 그 안의 소용돌이 같은 일을 더 배우고 싶었지만, 주류 경영학에서는 이를 많이 다루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이런 아쉬움으로 고민하던 때, 학교에 새로이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이 전공에 진입하게 됐습니다. 첫 창업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학회를 만들었고 함께할 친구들을 선후배들로부터 소개받았습니다.

데이터와 마케팅에 관심이 있던 저희는 학교의 지원으로 해동학술정보관 창업가정신센터에 입주했고, 주말도 없이 2년을 보내는 동안 사업 아이템이 조금씩 실현 되어갔습니다. 밤낮없이 창업에 매진한 결과 벤처캐피탈 투자사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고, 직원도 2명에서 10명이 됐습니다. 현재는 관악 벤처밸리로 사무실을 옮겨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훗날 되돌아본다면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 또는 전문직이 되는 길을 택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지였다고 후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학우들에게 서로 응원해주며 도와주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실패의 순간이 오더라도 끊임없이 발전해왔던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