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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호 2019년 1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국제 기사 더 많이 읽자

성기홍 연합뉴스 논설위원 칼럼

느티나무 칼럼


국제 기사 더 많이 읽자



성기홍

사회86-90

연합뉴스 논설위원

본지 논설위원


한국은 2017, 2018년 두 해 연속으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무역대국 입지를 구축한 것이지만 우리 운명이 국제 경제공동체와 떼려야 뗄 수 없음도 재확인시킨다. 최대 교역국 미국, 중국과의 무역규모만 우리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에 달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나라가 한국인 이유다. 강대국들이 움직이고 충돌하는 글로벌 이슈들이 민생 경제와 국민의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교통·통신의 발달로 지구가 한마을처럼 가까워져 지구촌이라는 말이 생긴 지 오래지만, 지경학적으로는 물론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만큼 국제적 사건의 흐름에 국내 상황이 연동되는 나라도 드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과 ‘미국 우선주의’ 노선, ‘위대했던 중화민족의 시기를 되살리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비전과 ‘일대일로’ 노선, ‘평화헌법’을 바꾸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우익 노선과 역사 역주행은 다른 나라의 정치였지만 남의 일로만 그치지 않았다. 한미 FTA 개정, 방위비분담금 협상, 중국의 사드 보복, 한일 과거사 충돌에 파장을 미쳤다.


하나의 사건은 연쇄적으로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지난해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의 첫 북미 정상회담이 잡히자 김정은은 집권 후 처음으로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줄곧 대북 화해에 제동을 걸던 아베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자 북일 정상회담을 갖겠다며 180도 돌아섰다.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 70주년에 방북하려던 시진핑은 트럼프가 불쾌감을 피력하자 방북을 취소했다. 한때 북미 정상회담이 트럼프의 깜짝 발표로 무산 위기에 놓이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전격회동했다. 대륙과 해양의 움직임에 한반도와 그 주변이 연쇄 반응한 것이다. 둔감하면 고립되거나 낙오된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나라들의 생각과 움직임은 어떤지,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 세워야 하는 까닭이다.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태평양을 건너면 태풍이 된다는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듯이, 신문 국제면의 기사는 사회면의 기사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국제 정세는 더 요동치고 우리의 운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3·1 운동이 일어나고,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다. 해방과 건국을 위한 자랑스러운 투쟁이지만 식민과 망국을 초래한 원인도 곱씹어야 한다. 일제 식민지로 전락한 것은 근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19세기 중후반 동아시아에 쓰나미처럼 밀려온 근대화 흐름에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쇄국과 수구 노선을 걸으며 능동적 체제변혁의 기회를 놓쳤다. 새로운 100년을 출발하며 보다 개방적 사고, 보다 실용주의적 태도는 절실하다. 올해는 국내 이슈에만 너무 매몰되지 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국제 기사를 읽는 데 더 시간을 할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