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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호 2018년 12월] 뉴스 모교소식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총장 최종후보 선출

공공성 강화로 위상 회복 “법인체제 제자리 찾겠다”

제27대 모교 총장 최종 후보에 오세정(물리71-75)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가 선출됐다.
모교는 지난 11월 27일 2018년도 제11차 이사회를 열고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정관에 따라 이사 1인 1표로 재적이사의?과반수를 득표한 오 명예교수를 총장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앞서 모교 총장추천위원회는 총장예비후보자에 대한 교직원과 부설학교 교원, 학생 등이 참여한 정책평가(75%) 결과와 총추위 평가(25%)를 합산해 오 명예교수와 이우일(기계공학72-76)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정근식(사회76-80) 사회학과 교수 3명을 총장후보자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오 명예교수는 총추위 평가에서 2위, 정책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추천 1순위 후보였다. 이사회는 지난 11월 26일 3인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을 실시하고 다음날 토론과 투표를 진행했다. 오 명예교수는 총 14표 중 9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정 명예교수가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조완규(생물48-52) 제18대 총장 이후 27년 만의 자연대 출신 총장이 된다. 모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오 명예교수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모교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고체물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혔다. 모교 자연대학장,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장, 과학기술정책포럼 위원장,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년퇴임을 2년 앞둔 2016년 당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의정 활동을 펼쳤으나 “서울대가 위기상황”이라며 의원직을 사퇴하고 이번 총장선거에 출마했다. 이로써 오 명예교수는 2010년과 2014년 모교 총장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세 번째 도전 만에 뜻을 이루게 됐다.


오 명예교수는 총장후보에 지원하며 ‘위대한 전통의 새로운 시작’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공공성 강화’와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일류 대학’으로 거듭남을 뜻한다. 이같은 계획에는 학교 외부 경험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총장후보 지원 당시 제출한 소견서에서 오 명예교수는 “서울대를 떠나 여의도에 있던 2년 반 동안 서울대의 위상과 권위의 추락을 너무 절실히 보고 느꼈다”고 말했다.


오 명예교수의 주요 공약은 △서울대 공공성 강화 △거주형 학부대학 도입 등 학부교육 개선 △협치형 거버넌

스 구현·법인화법 개정 등 서울대 법인 제자리 찾기 △재정 건전성 실현 등이다. “서울대가 한국사회 지식공동체의 핵심이자 국가와 인류 전체의 비전을 창출하고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며 고등학술원 또는 정책지식연구원 신설을 통해 “통일, 고령화, 빈부격차 등 사회적 과제뿐 아니라 에너지, 환경 등 인류 당면과제에 대해 실현 가능한 정책을 생산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주형 학부대학 도입은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본연의 학생 교육에 소홀했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대책이다. “단순한 학문 지식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협동 능력, 인권 감수성, 봉사와 공동체의식을 가진 융합형 인재를 키우도록 학부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화 만 7년을 넘긴 시점에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체제의 제자리를 찾겠다고도 선언했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재정립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법인화법 수정 보완과 총장 선출제도 개혁 등 거버넌스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학내 구성원들의 요구가 높았던 총장선출제도 개선도 공약했다.   


재정 자립을 위해서는 창업센터와 첨단 기술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SNU 산학타운’과 SNU 컨벤션 센터를 건립해 재정 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성 강화를 통해 서울대와 가치를 공유하는 발전기금을 유치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그밖에 관악캠퍼스와 신림동-낙성대를 연결하는 ‘대학 도시’ 건설과 관악과 연건, 수원, 평창과 시흥을 잇는 멀티캠퍼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선보였다.


총장 최종후보가 선정되면서 약 5개월간의 총장 공백 상황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오 명예교수는 교육부장관의 임명 재청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 4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