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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호 2020년 1월] 뉴스 본회소식

신수정 회장, 오세정 총장 2020년 신년사

긴 호흡으로 가겠습니다, 긍정적 자세로 현재를 충실하게


신수정 회장 신년사


“긴 호흡으로 가겠습니다”


동문들과 손잡고 새로운 100년 시작
새 회장 선출, 하나로 뜻 모아지길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지난해 서울대총동창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뜻깊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많은 동문 여러분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총동창회가 계획한 일들을 차질 없이 풍성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저는 창립 50주년을 축제의 해로 기억되게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에 걸맞게 지난 1년간 많은 기념 행사를 준비하여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기념 음악회에는 음대 동문과 재학생들이 재능 기부로 품격 있는 공연을 보여주었고 1,0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해 환호를 보냈습니다. 미대 동창회가 미술대학 대표 작가들의 작품으로 자선 경매전을 열어 장학금을 마련하도록 도왔으며, 기념 공연으로 올린 연극도 많은 동문들이 찾아 주셨습니다. 홈커밍데이는 몸소 참석해주신 동문들만큼이나 많은 동문들이 마음으로 후원해 주셔서 더욱 성대한 잔칫날이 되었습니다.   

모교의 동반자로서 연구와 교육을 돕는 역할에도 충실했습니다. 총동창회의 본령이자 사명인 장학사업을 잊지 않고 지난 한 해 재학생 1,300여 명에게 장학금 총 37억원을 지급해 면학을 독려했습니다. 또 노벨상을 꿈꾸는 젊은 교수들이 과감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최대 9년까지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장학생이 미래에 성공해 장학금을 기부하는 장학기부의 선순환도, 세계를 놀라게 할 연구 성과도 모두 한두 해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모교와 협력해온 동창회답게 긴 호흡으로 미래를 위한 마중물을 붓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지켜봐 주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믿습니다.  

흔히 50주년을 마라톤의 반환점에 비유합니다. 반환점을 돌 때의 마음가짐과 페이스 조절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반환점을 통과한 이후부터가 진짜 레이스의 시작이라고도 합니다. 반세기를 달려온 총동창회 또한 반환점을 돌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기틀을 잡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진통도 겪었습니다. 

이러한 시련은 오히려 동창회가 50주년을 자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시간을 겸허하게 돌아보며 더 단단하게 밑바탕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창회가 40만 동문의 물리적인 집합체에 그치지 않고 더욱 실질적인 동문들의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적극적으로 찾게 되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서울대학교총동창회의 건재함은 서울대인이 하나이며,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모래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동창회는 앞으로도 수많은 동문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전심으로 모교를 돕고자 합니다. 특히 올해는 신임 회장 선출이라는 중대한 일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좋은 분을 모시기 위해 동문 여러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총의를 모으는 단계입니다. 전임 회장님들의 자랑스러운 업적이 차기 회장님까지 면면히 이어질 수 있도록 저 또한 임기 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대학교총동창회는 서울대인의 저력에 힘입어 발전해 왔습니다. 2020년 경자년에도 동문들과 손잡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발을 내딛습니다. 한결같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동문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오세정 총장 


“긍정적 자세로 현재를 충실하게”


21세기의 새로운 10년 여는 해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를 살 때



교직원, 학생, 동문 여러분, 그리고 서울대학교를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건강과 행복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아침은 지난 일을 갈무리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때입니다. 타성에 젖었던 과거의 생활을 성찰하고, 미래를 향한 다짐을 굳게 하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2020년 새해 아침, 서울대학교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타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넘치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의 새해 아침은 여느 새해 아침보다 더 특별합니다. 오늘은 단지 2020년이라는 한 해를 여는 시간일 뿐 아니라,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다시 한 번 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새해를 맞았다고 해서, 그리고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또 한 번 맞았다고 해서, 저희의 발목을 잡아 온 과거의 문제들이 모두 일소된 사회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가 갑자기 눈 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상황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칠 줄 모르고 경주되기를 바랍니다. 당장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보다 나은 대학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울대학교 구성원 여러분들도 다 함께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서울대학교와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기를 소망합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정리와 미래의 비전만큼이나 현재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과거에 매인 나머지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고, 미래에 현혹된 나머지 현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에 충실하자는 것이 눈앞의 일에 급급하거나 관성대로 살아가자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에 충실하다는 것은, 과거에 뿌려진 씨앗을 더욱 발전시키고 그리하여 미래의 가능성을 한층 더 풍부하게 가꾼다는 뜻입니다. 현재에 충실하지 않으면, 과거의 잠재력은 소멸하고, 앞날의 선택지들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당장 가시화될 수 있는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미래는 결국 우리에게 멋진 선물을 건네주리라 믿습니다. 현재를 열심히 산다는 것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선물꾸러미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현재를 열심히 살았던 과거의 자신이 보내는 선물꾸러미를, 기쁜 마음으로 풀어보는 미래의 우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과거에 연연하면서 막연한 비난과 비관을 일삼는 일은 현재 속에서 구체적으로 분투하는 일보다 쉽습니다. 오지 않은 먼 미래를 재촉하면서 조롱과 냉소를 일삼는 일은 현재 속에서 변화의 씨앗을 차근차근 심는 일보다 쉽습니다. 한층 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자세로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기득권에 매몰되는 대신 진실한 자기 성찰을 해낼 수 있는 지성의 힘을 믿습니다. 보다 사려 깊은 사람이 되고자 치열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의 힘을 믿습니다. 한층 더 풍요롭고 정의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타인에게 손을 내밀고, 타인이 내민 손을 붙잡는 공감의 힘을 믿습니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타인에 대한 배려의 노력이 하나하나 모여 이 사회의 구석구석에 품위 있는 언어와 용기 있는 행동과 반짝이는 지성과 격조 있는 유머와 배려 있는 인격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성장과 성숙을 도모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더디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2020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주의 신비, 부사호 일출


몇 백 만 디지털 화소로도 재현할 수 없는 자연광의 빛깔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충남 서천군 서면 부사호. 아침 노을빛을 하늘과 호수에 한꺼번에 풀어놓은 우주의 신비를 담은 한 장의 사진 속에는 자신의 존재를 돌이켜 보듯 웅크리고 앉아 있는 한 사나이가 등장한다. 사진 밖 둑 위에서 서성거리는 또 다른 사나이. 그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마다 노출-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브라케팅 촬영을 하느라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KODAK, ASA 100, 1/30, f/8)  

사진=이오봉(교육61-67) 전 월간조선 사진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