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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호 2018년 10월] 뉴스 모교소식

한체대 꺾고 우승컵 든 여자축구부 “실화입니다”

모교 여자축구부가 만든 '샤컵'대회서 첫 우승

모교 여자축구부 SNUWFC 페이스북에 게재된 지난 3월 성균관대 팀과 친선경기 당시 사진. SNUWFC는 주 2회 정규 훈련과 친선경기, 대회 출전을 통해 실력을 다져왔다. 



한체대 꺾고 우승컵 든 여자축구부 “실화입니다”


지난 9월 16일 모교 관악캠퍼스 대운동장에 대이변이 일어났다. 제6회 전국 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 결승전에서 모교 여자축구부 SNUWFC(주장 김지선)가 강팀 한국체대 FC천마를 상대로 우승을 거머쥔 것. 1회 대회부터 다섯 번 연속 우승을 휩쓴 한국체대였다. 그런 강팀을 상대로 모교는 경기 내내 대등한 접전을 펼쳤다. 미드필더 배혜지(하버드대 경제학과·모교 교환학생) 씨가 후반 17분에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1-0으로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샤컵’은 순수 아마추어 여자 대학축구 대회다. 모교 여자축구부가 만들고, 이끌어온 대회이기에 이번 우승이 더욱 값지다. 여자축구부 결성 초기 선수들은 뛰고 싶어도 뛸 대회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대학 여자축구부 간의 교류도 부족했다.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만든 대회가 ‘샤컵’. 나날이 규모와 위상을 키워 이번 대회에는 12개 팀, 23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매회 전국 40여 개 대학 여자 축구동아리의 절반 넘게 참가를 신청할 만큼 인기 있는 대회다.   

다년간 대회 진행과 경기를 병행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비인기 종목인 여자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감내해왔다. 서울대 최초의 여자 단체운동부라는 자부심도 크다. 2010년 창단 당시 5명의 선수로 시작해 현재 30여 명의 선수가 뛰고 있다. 

경기에서 뛰는 여자축구부원들의 모습.


초반엔 남자 축구부에서 공을 빌릴 정도로 사정이 열악했다. 모교 출신 축구 지도자들을 찾아가 연습에 와달라고 부탁하는 등 선수들의 노력으로 체계를 다질 수 있었다. 현재 매주 2회 정규 훈련을 펼치며 기본적인 체력운동, 기술 훈련을 병행하고  모교 출신 코치의 도움을 받아 훈련 방향과 사이클 등을 잡고 있다. 체육 전공자 비율 30% 미만, 입부한 후에 축구를 처음 접하는 경우도 많지만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쌓을 수 있는 곳이다. 덕분에 최근 전력이 심상찮다. 지난해 서울권 대학축구클럽대회 공동 3위와 KUSF 클럽챔피언십 준우승에 오르더니 올해 한국외대가 주최하는 ‘2018 HUFS 우먼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공을 차며 다진 우정은 끈끈하기 그지없다. 졸업한 OB부원들은 집중 훈련을 위한 합숙에 찾아와 후배 선수들을 격려하고, 이번 대회에도 한달음에 달려와 볼보이를 맡았다. 여자축구부 창단멤버이자 샤컵을 기획한 이지현(체육교육08-13) 동문은 한국대학여자축구클럽연맹 이사장으로 여자 축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뛰고 있다. 

‘샤컵’ 우승을 끝으로 여자축구부 16학번 주장단은 임기를 마친다. 차기 주장인 윤지은(체육교육17입) 씨는 “그동안 대회를 주최하면서도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올해는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어서 정말 기쁘다”며 “내년에도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