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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호 2018년 8월] 뉴스 본회소식

장학기금 마련 미술 전시회: “남북교류 물꼬…예술이 텄으면”

임옥상 (회화68-72) 임옥상미술연구소장 인터뷰


“남북교류 물꼬…예술이 텄으면”


임옥상 (회화68-72) 임옥상미술연구소장




이번 남북한 특별전시회 ‘아름다운 동행-평화 꽃이 피다’ 전에 임옥상(회화68-72) 동문이 주제 그림이라 할 수 있는 대형 작품 ‘봄바람4·27’(위 그림)을 출품한다. 우리나라 민중미술의 대표 화가로 꼽히는 임 동문은 청와대 본관에 걸린 그림 ‘광장에, 서’로 주목받았다. 최근 에세이 그림집 ‘벽없는 미술관’이 재출간돼 그의 그림 세계가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7월 25일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는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촛불 혁명이 남북의 물꼬를 트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참 기분이 좋아요. ‘봄바람4·27’은 저의 그런 밝은 기운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 기운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요. 또 한 작품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두 정상이 군사경계선을 넘는 장면을 그린 것이고요.”


-출품작도 그렇지만 그린 모든 작품이 구상이에요. 추상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으세요.
“예술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시절 미국의 추상화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걸 따라했어요. 보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은 불통의 그림이었어요. 외계인의 언어에 지나지 않았어요.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 내가 있다. 관계망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제가 작품을 할 때 가장 깊게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민중미술 작가란 타이틀에 대한 생각은.
“민중미술가로 불리는 것에 부끄러운 점이 많지요. 제가 그 몫을 제대로 한 것이 있나 늘 자문합니다. 명실상부한 민중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민중미술이라 하더라도 작품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기존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대체적으로 민중미술을 얘기할 때 거의 관념적으로 혹은 상투적으로 정치적 이념 비평을 하는 것이 전부지요. 그것도 인상비평의 한계를 벗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판을 위한 비판에 머문 점이 없지 않습니다. 즉, 일종의 사회적 격리용의 낙인찍기였지요. 따라서 민중미술의 논리라는 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이고 반체제적인 것으로 사회적 불평불만자들의 엉터리 미학이란 것입니다. 민중미술가는 조형 언어적으로 거칠고 열등한 집단으로 미술사적으로 언급할 대상이 아니라는 편견을 만들기에 급급했습니다. ‘민중미술이 정치적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셈입니다.”


-적지 않은 연세이신데, 현실의 감각을 늘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자꾸 닫는 경향이 생기죠. 예술가는 시대의 문맥을 읽고 예민한 감수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과감한 자기 혁신, 자기 타파, 자기를 계속 깨고 나가야 하죠. 요즘 ‘이숙(異熟)’이란 화두를 갖고 많은 생각을 합니다. 다른 것 되어 보기. 다른 것에 익숙하기. 죽음에도 익숙해져야 하고, 인간 중심, 나 중심에서 벗어나야 세상 삼라만상에 연민과 애정을 갖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사람들이 영원히 살 것 같으니까 딴짓을 해요.”
임 동문은 195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모교 회화과 및 동대학원을 나와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광주교대, 전주대 미술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민족미술협의회 대표를 지냈다. 세계문자연구소 대표이며 현재 임옥상미술연구소 소장이다. ‘아프리카 현대사’, ‘바람 일다전’ 등 개인전 19회, 광주 비엔날레, 시드니 비엔날레, 베이징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김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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