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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호 2018년 4월] 뉴스 모교소식

숫자로 보는 서울대학교 <15> 하루출입차량 30000

보행자들과 ‘눈치게임’ 여유·양보운전 필요
숫자로 보는 서울대학교 <15> 
하루출입차량 30000

출퇴근시간대 후문 게이트 주변은 늘 차량들로 혼잡하다. 게이트 안으로 들어오면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보행자들과 ‘눈치게임’ 여유·양보운전 필요


모교 관악캠퍼스 출입차량은 평일기준 하루 3만대에 달한다. 캠퍼스가 크고 차량 이동이 많은 만큼 교통사고 발생가능성도 높다. ‘2011~2015년 국립대 및 국립대법인 교내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사고건수 총 483건 중 318건이 모교에서 발생했다. 

출입차량 수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주차면수는 사고발생의 중요요인으로 꼽힌다. 5개의 시내버스와 셔틀버스, 택시나 오토바이를 제외한 출입등록 차량만 약 9,100대에 이르는 데 비해 주차면수는 약 4,600여 면으로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차량이 무단주차 되고 이로 인해 주행 차량이 시야 확보에 방해를 받거나 횡단보도가 침범 당하면서 사고 위험이 가중된다.

교통량이 워낙 많다 보니 우편물이나 택배 등을 배달하기 위해 도로에 관련 차량이 정차돼 있을 때도 사고위험은 높아진다. 정차된 차를 지나쳐 가기 위해 뒤따라오는 차들이 줄줄이 중앙선을 넘어 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버스가 정류장에서 설 때 이런 현상이 흔히 벌어진다.

순환도로와 내부의 작은 도로들이 얽혀 연결되고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곳도 많다보니 보행자는 길을 건널 때마다 차량운전자와 ‘눈치게임’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거리마다 신호등을 설치하기에는 도로 폭이 좁고 길도 복잡하여 효율성이 떨어진다. 주위를 잘 살펴 차량이나 보행자를 확인해도 명확한 신호체계가 없어 곤란을 겪기 일쑤다.

캠퍼스 내에선 교통규범을 어겨도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학내 도로는 법적으론 도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상 도로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통행을 위해 공개된 장소’인데 반해 학내 도로는 차단기 안쪽에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위해 공개된 장소가 아닌 것이다. 게이트 통과 전까진 일반도로로 취급되지만 정문 또는 후문의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적어도 도로교통법상으론 도로 모양을 띤 주차장으로 취급된다. 학내도로에 적용되는 법은 공간에 제약을 두지 않는 교통 11대 중과실(무면허·음주운전·중앙선 침범 등) 항목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뿐이다.

모교는 캠퍼스 내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2010년 몇몇 도로교통시설을 보행자중심으로 바꿨으며 지난해 8~9월엔 도로교통공단의 실사와 자문을 받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의 양보의식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