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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호 2017년 12월] 뉴스 본회소식

다산 실학사상과 AI 아카데미

서정화 총동창회장 특별기고


다산 실학사상과 AI 아카데미



서정화 총동창회장 특별기고 


미증유의 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사회에서는 전문가의 전문지식보다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역량중심의 인재가, 곧 무엇을 아는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이 관건이 됨에 따라 교육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청된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격변기의 창의교육 대응을 위하여 다산 정약용의 실학사상을 조명하고자 한다.

조선 후기 당쟁격화 등에 따라 다산은 18년 강진 유배 생활 속에서 다양한 저술을 통해 현실 개조책으로서의 성리학 비판과 실학의 실사구시 중심의 개혁사상을 쏟아냈다. 18년간의 유배기간 동안 다산의 삶은 서민들 생활 속에 있었다. 유배기간 동안에 경험한 서민들의 삶이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회의를 갖게 했으며 다산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다산은 조선왕조가 병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삼정의 문란 때문이라고 보고, 백성들 밑에 목민관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들 위에 목민관들이 군림했기 때문에 병든 사회라고 했다. 귀양이 언제 풀릴지도 모르는 고난에 찬 삶을 살면서도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병든 조선을 치유하고자 ‘목민심서(48권)’를 집필했다.

실학자로서 그의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개혁과 개방을 통해 부국강병을 주장한 인물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가 한국 최대의 실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기 시대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개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성리학적인 역사관에서 벗어나 백성 중심에서 역사가 발전한다는 민본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외국의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부국강병을 시도하는 한편 백성의 삶이 더욱 윤택해지기를 바랐다. 그는 사회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으며, 당시 사회가 직면해 있던 각종 해체 현상을 직시하고, 사회개혁을 위한 여러 방향을 모색했던 것이다.

다산의 사회 개혁 사상은 그의 사회역사관 위에서 형성됐다. 그는 고대사회를 이상화하고, 이를 빌어 조선의 군주제를 거부하고 민주정치를 제창했다. 그는 고대사회가 이상 사회로 발전한 이후 왕도 예치의 사회를 거쳐 패도 법제의 사회로 변했으나, 이상적인 정치가 파괴되어 원래 백성을 위한 것이던 국가와 법이 통치자의 압제와 백성수탈을 위한 도구가 됐다고 보고, 고대의 이상사회를 무기로 하여 봉건적 전제 통치를 부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회를 개조하고자 했다.

한편 다산이 생각했던 교육적 인간상은 단순히 덕을 갖춘 인간이 아니라 경험적이고 창조적인 삶의 역동적 순간에서 선(善)에 대한 의욕을 키우고, 이러한 의욕을 바탕으로 자주적으로 자기와 세상을 개혁하는 ‘수기위천하인(修己爲天下人)’이 된다. 여기에서 모든 백성은 평등하다. 그의 자주성은 중국 중심의 교육과정을 비판한다. 수신을 통해 본인을 달성하는 교육은 또한 타인을 달성하는 교육이 되니, 따라서 수기와 치인은 하나로 연결된다.

다산은 오학론(五學論)과 불가독설(不可讀說) 저작을 통해서 당시의 교육풍토를 실용·실증·실리라는 그의 기본 사상에 입각해 당시의 교육실태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를 통해 실학사상에 기초한 교육의 성격을 구명했다고 할 수 있다. 오학론에서 다산은 “오학이 번창하자 주공·공자의 도는 잡초가 무성하듯 거칠어지기만 한데 장차 누가 능히 하나로 만들 수 있을까?”라고 기술하고 있다. 성리학은 본연의 임무인 도를 알고 자기를 인식하며, 실천해야 할 도의에 힘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하지 않았으며, 훈고학은 그 본연의 임무인 경전의 정의를 밝혀 도와 교의 본지에 통달하게 한다는 일에 불충실했다고 했다. 다산 자신이 성리학·훈고학·문장학의 대가였음에도 이 삼학을 통렬히 비판했던 것은 퇴폐한 이들 학문연구에 대한 비판이지 이들의 본질마저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불가독설은 전통적인 유학교육에서 사용하던 천자문·사략·통감절요를 읽혀서는 안된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다산의 실학사상을 중심으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외부 환경변화 요인과 그 변화대응을 위한 방안에 접근하고자 한다. 첫째, 사회문제 해결 접근이다. 추후 대학은 실패 학습소에 불과해진다고 한다. 한국적 접근수단으로는 대학과 기업, 싱크탱크의 협업화를 통한 인재 창조형 접근방안의 하나로 특정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접근해 ‘복합문제 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구조화가 요청된다.

둘째, 창의성 신장 강화 등이다. 창의성은 공상, 직관(정좌), 다르게 생각하기 등에서 나온다. 창의적 인간들의 특성은 상상, 열정, 직관, 마음챙김 개발 등으로 두뇌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킨다. 깊은 질문을 찾는 것은 운동과 같다.

셋째, 융합 학문의 지향이다. 인문소양과 창의성 고양을 위한 융합학문적 접근이 필요하다. 융합적 소양은 타인과 공감, 배려, 협력 프로그램을 통하여 얻을 수 있다. 대학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가치 대응과 신 인재육성 대책으로 포스코와 포항공대가 진행하는 ‘AI아카데미’ 프로그램 등을 들 수 있다.

끝으로, 창업과 창직 구조 연계측면이다. 정책적 접근도 중요하나, 사회적이고, 근본적 해결은 창의적 환경과 재능을 유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인적, 혁신적 접근이 필요하다. 창의형 제도 혁신을 위해서는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을 중시하는 한편 창의적 혁신동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