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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호 2017년 5월] 뉴스 모교소식

숨길 이유 없잖아요, 부쩍 늘어난 ‘과잠’

"학교에 대한 동일시 표출, 저렴하고 깔끔 이유도"
숨길 이유 없잖아요, 부쩍 늘어난 ‘과잠’

과점퍼를 입고 하교하는 재학생들.



학교나 학과 마크가 새겨진 일명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다니는 모교 재학생들이 부쩍 증가했다. 굳이 서울대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과거세대와 달리 외부 시선에서 자유로운 신세대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

과잠은 봄과 가을에 착용할 수 있는 야구점퍼만을 의미했다가 근래에는 겨울철 발목까지 닿는 패딩과 MT용 반팔 티셔츠까지 계절별로 종류가 다양해졌다. 학생들이 과잠을 구입하는 경로는 주로 인터넷 단체 구매를  통해서다. 학교 기념품숍은 수량이 한정돼 있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학과 학생회나 동아리가 창구가 된다. 

"학교에 대한 동일시 표출, 저렴하고 깔끔 이유도"

과잠을 입는 현상에 대해 김진희(경제4년) 학생은 “신입생들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과 학과 혹은  동아리 회원들과의 소속감을 위해 많이 찾는 것 같다”면서 “내가 서울대생임을 말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외부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걸 민망해하거나 굳이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입학한 신현정(경영17입) 학생은“대부분의 학생들이 야구점퍼 과잠을 구매한다”며 “그렇다고 과에서 소외되거나 강매하는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과잠이 교복처럼 고민없이 걸치고 다니기 편해 구입한다는  학생도 다수 있었다. 

대학생들의 과잠 바람에 대해 김명언(심리73-77) 모교 심리학과 교수는 “특정조직(학과 또는 학교)에 대한 동일시가 높은 사람들의 표출행위”라고 설명한다.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착용하는 문화는 과거에도 있었다. 70년대 중반에 학교를 다닌 김명언 교수는 “당시에 교복을 입었던 이유가 자존감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옷에 비해 저렴하고 깔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속감과 효용성의 기능 면에서 교복과 배지와 과잠은 궤를 같이한다.시대적 흐름에 따라 과거나 현재의 모교 학생들이 착용하는 상징물은 달라졌다. 미래에 입학할 세대에서는 어떤 품목이 유행할지 궁금하다.  김성구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