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70호 2017년 5월] 뉴스 본회소식

지능정부의 고려 요소

서정화 회장 특별기고

지능정부의 고려 요소


서정화 회장 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이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등으로 인간의 육체노동, 이동력, 지적 노동의 본질을 바꾸는 한편 이에 따른 경제, 사회 시스템 혁신의 총체’로 정의된다. 주요 기술인 빅데이터(Big Data)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형태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패턴 등을 분석 및 예측, 산업현장 등에서 활용하는 시스템을,“인공지능(AI)은 계산기술의 집합으로 다양한 기술의 집적적 통로”이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자동화 할 수 있는 작업의 폭을 크게 넓혀서 개인 간, 기업 간, 국가 간 격차를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발맞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4차 산업혁명기술의 핵심인 초연결, 초지능의 ICT&I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 Information Technology) 기술은 정보사회의 지능형시스템 구조를 창출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키워드는 개방과 협력의 ‘융합’이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체제의 변화가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총체적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인공지능기술과 정부형태, 조직운영 구조측면을 먼저 살펴보면 글로벌 가상국가 비트네이션(Bit-Nation)은 다가올 미래정부 형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비트네이션은 현재 오프라인 정부가 수행하고 있는 일부 기능을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국가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를 통해 수행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비트 코인(bit-coin)이란 디지털화폐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로, 행정서비스, 법률, 교육, 안전 등 국가운영을 위한 기본 운영체제이다. 이를 통해 비트네이션은 결혼, 출생 및 사망, 공증, 토지 및 기업 등기 등의 행정업무를 수행하며, 시민권도 부여하고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 무인자동차 운영을 위한 운영체제가 존재하듯이 정부운영을 위한 운영체제가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비트네이션의 정부 운영체제는 기존 OS에 인공지능기술이 접목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너릭 알고리즘(Generic Algorithm)이 탑재된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의 결과를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해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추구하고 있다.


비트네이션 정부에도 물론 공무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은 일반적인 공무원들이 하는 일과는 다른 일을 수행한다. 비트네이션 공무원들의 주요 업무는 비트네이션 운영을 위한 시스템 개발, 유지, 보수, 관리의 업무를 담당한다. 미래에는 정부가 필요 없이 인공지능 등이 정부나 국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선진국의 대응은 구체적이다.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가 지난해 10월과 12월 내놓은 ‘인공지능의 미래를 위한 준비’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 보고서는 인상적이다. 이 보고서는 자율주행차량으로 사라질 일자리 수치를 근로 유형별로 매우 구체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2015년 5월 기준) 16만8,620명인 버스 운전자의 경우 자율주행차량으로 최소 60%(10만1,17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한다. 대형 트럭과 견인 트럭 운전자의 경우 그 타격이 훨씬 커서 167만8,280명 중 80%(134만2,620명) 이상이 실업자로 전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비한 권고 대책 역시 매우 구체적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 사회안전망 강화, 인공지능 표준화, 직업훈련 비용 확충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세부적인 대응방안을 담고 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발 빠른 분석과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유럽의회도 최근 로봇세 도입, 로봇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 로봇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킬 스위치’ 의무화 방안 등을 놓고 활발하게 찬반 토론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정부의 역할 설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발전에 대해서는 정부가 ‘감 놔라, 배 놔라’ 식 무차별적인 개입하면 오히려 저해요인이 될 공산이 크며, 정부의 역할은 기존 칸막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과 산업, 사회 전반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능정보사회 4대 추진전략’을 본격 가동시켰다. 인공지능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지능시대’가 도래하면 정부는 정책집행보다 각 분야의 인공지능을 관리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