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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호 2017년 4월] 뉴스 본회소식

서울대를 빛낸 안병훈·성기학·노명호 동문

제19회 관악대상 수상자 3인



안병훈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 이사장

3000억 규모 통일펀드 조성·정보화운동 주도


공적
안 동문은 1957년 모교 행정학과에 입학해 1961년 졸업했다. 1965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정치부장, 사회부장, 편집국장과 편집인,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하며 40여 년간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특히 편집인 재직 당시인 1995년 조선일보가 펼친 정보화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성공적으로 실현했다.
조선일보 퇴직 후 안 동문은 출판인이자 사회단체장으로 활동하며 남북통일과 역사 의식 고취에 힘써왔다. 2015년부터 통일과 나눔 재단 이사장을 맡아 남북 교류협력과 인도적 대북지원, 남북 주민간 공동체의식 함양 등의 사업을 위해 펀드 형태의 통일기금인 ‘통일나눔펀드’를 조성했다. 짧은 시간 동안 170만명 이상의 국민이 ‘통일나눔펀드’에 참여해 3,000억원이 넘는 약정금액을 조성하는 등 전 국민에 통일 의식을 확산시켰다.
또 2005년 출판사 ‘기파랑’을 설립하고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 역사교과서 바로잡기 등의 서적을 출판했다. 이러한 활동의 공로로 1988년 국민훈장 동백장, 2016년 제9회 통일문화대상, 제29회 서울언론인클럽 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2003년 관악언론인회 초대 회장을 맡아 동문들의 뜻을 모으고 당시 대두되던 서울대 폐지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현재 본회 부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수상 소감
14년 전 퇴직했던 조선일보의 활동 사항을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정보화 운동을 언급해 주셨지요. 그 일을 포함해서 제가 진행했던 환경운동과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등을 그리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만 속마음으로는 자랑거리로 삼고 있었습니다. 동창회에서 그 일들을 꺼내어 칭찬해 주셔서 감격했습니다.
통일과 나눔 재단을 설립한 성과에 대해서 평가해주신 점도 감사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저희 재단이 추구하고 있는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난 72년 동안 남북한 당국은 수없는 접촉을 통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지금 남북한은 현재처럼 대결 국면에 있습니다. 저는 한반도 통일 문제는 남북한 당국 간의 협의 접촉으로써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통일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앞장서서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든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에게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 민주 인권 사상을 눈뜨게 하고, 지금 세계적으로 흐르고 있는 개혁, 개방 그리고 ‘3통주의’, 통행의 자유, 통상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이 세계적 흐름에 북한도 동참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재단의 목표를 세워서 활동하려고 합니다. 뜻이 있어야 길이 있다고, 통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동창회가 그런 뜻에서 저에게 관악대상이란 크고 영광된 상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

발전기금·장학금 100억 이상 쾌척한 ‘모교 사랑’

공적
성 동문은 1966년 모교 무역학과에 입학해 1970년 졸업했으며, 2011년 한림대에서 경영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모교 졸업 후 서울통상에서 근무하다 1974년 27세의 나이에 의류 제조·수입 판매 기업인 영원무역을 설립하고 아웃도어·스포츠 제품에 주력하면서 연간 20억 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97년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처음 들여왔다.
성 동문은 경제사회과학 연구와 교육을 위해 모교에 우석경제관 건립 기금 100억원을 쾌척하고 교수연구보조비 수십억원을 기부하는 등 학교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본회에서도 상임이사와 상대동창회장을 역임하며 재학생에게 수십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각종 행사에 수십억원 상당의 금품을 기부해오고 있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중국 청도, 베트남, 엘살바도르 등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현지국가의 고용확대, 수출증대 등 사업 경영을 통한 국위 선양을 펼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월드비전 등 단체활동을 통해 해군장병과 북한·중국·베트남 등에 약 500만점의 금품을 기부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서울대인의 명예를 높여왔다. 1995년 한-방글라데시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현재 세계섬유생산자연맹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수상 소감

모교에 가면 항상 가난한 학생들이 따뜻한 밥이라도 염가로 먹을 수 있게 도와주고, 가난한 시골 학생이 서울에 와서 거처하는 데 힘들지 않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이 아주 역력합니다. 앞으로 많은 성공이 있기를 빕니다. 동문 여러분들께서도 더욱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젊은 후배들이 더 잘 살고, 더 잘 교육받는 사회에 대해 확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고 혹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은 막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업을 하느라 1979년부터 외국에서 떠돌아다니면서 3분의 2 정도는 외국에 살았습니다. 한국 실정을 잘 모릅니다. 후배들에게 정말 진정한 교육, 진정한 도움이라는 걸 확실하게 주지 못하고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괴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을 주셔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여기 계시는 모든 분들께서 서울대의 젊은 학생들이 장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이 도와 주십시오. 그게 우리나라가 잘 되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노명호 국사학과 명예교수

고려사 연구의 대가…‘석가탑 중수문서’ 복원


공적
노 동문은 1971년 모교 국사학과에 입학해 1975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앙대 사학과 조교수와 부교수를 거쳐 1990년 모교 인문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래 지난 2월 정년퇴임하기까지 30년 가까이 모교에서 연구와 강의, 학생 지도를 펼쳐왔다. 모교 국사학과장, 역사연구소 소장 등을 지냈다.
노 동문은 고려사 연구의 권위자로 꼽힌다. 1980년 연구 발표를 통해 그전까지 통설로 여겨졌던 일제강점기 일본 학자들의 주장과 달리 고려시대가 부계나 모계 사회가 아닌 성별 차별 없는 양측적 친속 관계 사회였음을 우리 학계에 처음으로 밝혀냈다. 직접 북한을 방문해 개성 헌릉에서 출토돼 불상으로 추정되던 동상이 태조 왕건의 동상임을 직접 밝혀내기도 했다.
또 석가탑이 고려 초 중수되었음을 보여주는 ‘석가탑 중수문서’를 이론의 여지없이 복원하고 판독해내는 등 고려 시대 친족·신분제도를 비롯한 사회 문화와 정치·외교 전반에 걸쳐 중요한 발견과 학문적 업적을 남겼다.
노 동문은 퇴임 후에도 문헌의 이본을 대조하고 전거를 인용해 오류를 바로잡는 ‘이본교감 연구’ 등을 계속하며 한국사 연구의 기초를 닦는 데 매진하고 있다. 서울대 한국학장기기초연구회 위원장을 맡아 초창기 모교 한국학 연구사업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역사학 발전을 위해 봉사했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70년사 편찬위원장을 맡아 서울대학교사의 중요한 사실들을 규명해 새롭게 보완하고, 학교사의 큰 흐름을 체계적으로 서술함으로써 널리 읽히는 서울대학교사를 편찬했다.


수상소감
해놓은 일들이 부족하기만 한 제게 이렇게 큰 상을 주시니 영광스럽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40년 가까이 한국사에 대한 연구를 해 오면서, 점차 더 뚜렷하게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한국의 문화전통과 역사의 흐름이 다양하고 폭이 넓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사 인식의 폭을 넓혀줄 개척적이고 기초적인 연구들이 대단히 많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 제가 연구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며 목표로 삼은 것은 그러한 한국사의 새로운 사실들을 규명하고 체계적으로 인식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목표로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겨져 있습니다. 오늘 이 상을 받고 보니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 3월 17일 제19회 관악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박찬욱 모교 교육부총장, 노명호 모교 국사학과 명예교수 부부(왼쪽 부인 이주실 여사),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 부녀(왼쪽 딸 성래은 씨), 안병훈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 이사장 부부(왼쪽 부인 박정자 여사). 뒷줄 왼쪽부터 서정화 본회 회장, 이민섭 관악대상 운영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