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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호 2017년 3월] 뉴스 모교소식

조규진 교수 축사, “세상은 여러분이 던질 공 기다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품고 있는 청년은 알을 품은 어미와 같아
조규진 교수 축사

“세상은 불완전한 여러분이 던질 공 기다려”


로봇공학자 조규진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졸업생들에게 축사를 하고 있다.



저는 로봇 과학자입니다. 로봇을 만든다고 하면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저는 그저 사람들에게 필요한 로봇을 만들기도 하고, 호기심에서 제가 만들고 싶은 로봇을 내놓기도 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로봇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어느새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적 흐름 한 가운데 서 있게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기술이 다양한 욕망을 가진 인간을 위해 움직이는 시대입니다. 수많은 지식과 활용 가능한 기술을 연결하고 융합해 기술 진보를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주체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아닌, 바로 우리들, 인간입니다. 

사람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나오는 시대에 내 아이디어 따위는 세상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계신가요? 틀렸습니다. 

인간이 원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 정말 많습니다. 진실한 소망, 작은 아이디어를 소중하게 키워보십시오. 많은 사람들의 실현되지 못한 소망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꼭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네가 정말 창의적이라면, 네 아이디어가 정말 혁신적이라면, 어디 한 번 맨 땅에 헤딩해봐.”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아셔야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품고 있는 청년은 알을 품은 어미와 같습니다. 그 작은 알을 치열하게 안고 있어야 마침내 알 속에 있는 것이 세상에 나옵니다. 창의적인 삶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불안을 떨쳐버리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안전망을 제공하지 않는 사회는 깨진 달걀들이 낭자한 처참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서로 다르고 완전하지 못한 것들이 만나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사회입니다. 인간에게 고독한 고행을 강요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불완전한 인간이 승리하는 사회입니다. 부디, 용기를 가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세상은 쉼 없이 움직이면서 불완전한 여러분이 던져 줄 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