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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호 2016년 9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네이버 최연소 임원 김승언 디자인센터장 인터뷰

“전 국민이 경험하는 서비스 설계… 매일 바쁘지만 보람 느껴”
네이버 최연소 임원 김승언 디자인센터장

김승언 네이버 디자인센터장은 시가총액 기준 국내 10대 기업 중 최연소 임원으로 꼽힌다.



“전 국민이 경험하는 서비스 설계…매일 바빠도 뿌듯”

UX 디자인 여전히 전망 밝아 더많은 후배들과 함께했으면


김승언(디자인98-06) 네이버 디자인센터장은 시가총액 기준 국내 10대 기업 중 최연소 임원이다. 외국인, 유학파, 오너 일가 등을 제외하는 이런저런 단서가 붙긴 하지만 이제 갓 삼십대 후반에 접어든 그가 대한민국 대표 포털의 ‘얼굴’을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8월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김 센터장을 만났다. 

“제가 잘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보단 나이에 구애됨 없이 권한과 책임을 주는 회사의 문화 덕분에 일찍 임원 타이틀을 단 것 같습니다. 2003년 1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회사를 다녔고, 회사의 성장과정에 저도 지속적으로 참여했으니까요. 지금도 젊지만 그땐 더욱 젊은 회사였죠. 네이버니까 가능했던 일 같아요.”

디자인을 전공했고 전공을 살려 일하고 있는 김 센터장이지만, 13년 동안 네이버에 몸담아 오면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했다. 그린팩토리 건설 당시엔 인테리어 콘셉트 구현에 합류하기도 했고, 입사 초기엔 자사 광고를 만들기도 했으며, 2005년부터 2년간 미국지사에 파견 나갔을 때에는 사무실 세팅과 비품 구입까지 스스로 해야 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더라도 그는 어떤 일이든 피하지 않았다. 김 센터장의 이러한 도전 정신은 그의 직무가 요구하는 자질이기도 하다.

“IT업계 판도는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은퇴하지 않는 한 계속 직업을 바꾼다고 생각해야 할 정도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끊임없이 익혀나가야 하죠.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디바이스 자체가 변할 때에는 물론,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가 늘어나거나 바뀔 때에도 UX 디자이너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천천히 걸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으므로 매순간 뛰어야 되는 직종이죠.”

UX는 User Experience의 줄임말로 사용자 경험이라는 뜻이다. UX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채서 그들로 하여금 가장 편안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테일을 설계한다. 네이버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포털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불편함 없이 누릴 수 있도록 안내한다. 김 센터장은 이러한 서비스의 ‘설계자’인 것이다.

“네이버는 서비스 회사입니다. 사용자의 요구 충족이 가장 중요하죠. 그런데 워낙 다양한 연령대와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임에도 사회적 책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네이버의 디자인은 그 수많은 사용자의 요구 속에서, 그리고 기업성과 공공성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을 잡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네이버의 디자인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DEA·레드닷·IF 등에서 매년 꾸준히 수상의 영예를 안고 있으며, 2011년 칸 국제광고제 PR부문에서 은사자상을 거머쥐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사용자의 경험과 만족을 가장 중요시하는 김 센터장은 솔직한 피드백을 수집하기 위해 생판 모르는 사람을 붙잡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보기 좋은 디자인’보다는 ‘쓰기 좋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사용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이렇듯 열정적으로 일하는 김 센터장이기에 더 많은 후배들과 함께 일했으면 하는 소망을 감추지 않았다. 

“IT업계에 뛰어드는 후배들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예전엔 석유회사들이 전 세계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IT기업들이 그 자리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같은 IT 직종 내에서도 UX 디자이너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고요. 리스크가 좀 있더라도 더 많은 후배들이 도전해줬으면 합니다. 제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힘닿는 데까지 돕고 싶어요.”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