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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호 2021년 6월] 뉴스 모교소식

AI 식민지 될 수 없다, 서울대의 도전

서울대-네이버 AI센터 설립

왼쪽부터 AI연구원 함종민 산학협력센터장, 장병탁 원장, 전병곤 연구부원장.


AI 식민지 될 수 없다, 서울대의 도전


모교와 네이버가 AI분야의 뜨거운 화제로 떠오른 초대규모(Hyperscale) 인공지능(AI)을 개발하기 위해 맞손을 잡았다. 양측이 보유한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집중시킨 초대규모 AI(인공지능)연구센터를 설립해 공동연구에 나선다. 5월 10일 양측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초대규모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서 자율적·종합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AI다. 인간의 뇌를 닮은 AI로 불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초대규모 AI로 미국의 AI연구소 오픈AI(OpenAI)가 만든 ‘GPT-3’가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AI 언어모델로 꼽히는 ‘GPT-3’는 뛰어난 자연어 작문 실력을 보여준다.

잘 만든 초대규모 AI는 다른 인공지능의 기반이 돼 원하는 모든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력을 갖는다. 이 때문에 구글과 중국의 화웨이 등 글로벌 AI기업들이 초대규모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초대규모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 인프라 △대량의 데이터 △연구인력 세 가지가 필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미국의 80.9%로 1.8년 정도 뒤처지고, 석박사 이상급 AI연구인력은 미국의 3.9% 수준에 불과하다. 손 놓고 있다가는 해외발 AI기술에 종속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초대규모 AI 개발의 3요소 중 연구인력을 갖춘 모교와 인프라 및 데이터를 갖춘 네이버의 수요가 맞아떨어져 공동연구가 성사됐다.

서울대-네이버 AI센터 설립
교수·석박사 60명 인력 지원
구글 등 글로벌 AI기업과 경쟁

양측의 목표는 네이버의 한국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어 기반 초거대 언어모델은 물론, 언어와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을 동시에 이해하는 국산 초대규모 AI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교는 AI연구원 소속 교수와 대학원생 등 60여 명을 초대규모 AI 개발에 투입한다. 네이버 측 40여 명을 합하면 100여 명 규모의 연구 공동체다. 이로써 네이버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언어 등을 전공한 AI전문 인력을 대거 확보하게 됐다.

네이버는 모교에 지난해 10월 구축한 슈퍼컴퓨터 인프라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3년간 수백억원 규모의 연구비와 인프라 지원비 등을 투자한다. 네이버 연구진이 모교 겸직교수를 맡아 대학원생을 지도하고 모교 학생에게 네이버 인턴십과 산학협력 연구 기회도 적극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IBM과 MIT가 이같은 형태로 ‘왓슨 AI랩’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네이버 AI연구센터장은 전병곤(전기공학90-94) 모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하정우(컴퓨터공학97-04) 네이버 AI LAB 소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