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30호 2022년 5월] 뉴스 모교소식

“2년 만에 총학 구성, 동창회 지원 필요해요”

김지은 총학생회장 인터뷰
“2년 만에 총학 구성, 동창회 지원 필요해요”
 
김지은 총학생회장 인터뷰


학점 산정 기준 변경 호응 많아
교통·생활 등에 선배들 관심 부탁


지난 3월 제62대 모교 총학생회장에 김지은(조선해양공학 4년) 씨가 선출됐다. 2년 4개월간 6차례 선거 끝에 부활한 총학이다. 조선해양공학과 학생회장과 공대 학생회장, 2021년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을 지낸 그는 주요 공약으로 △학점산정기준 변경 및 소급적용 △숙박형 코내기(코로나19 시기 입학생) 행사 개최 △기초교양 및 교양실험과목 S/U전환 △고시생 및 취준생 지원 확대 △수도권 광역셔틀 재운영 및 관악캠퍼스 내 좌회전 통학셔틀 신설 등을 내세웠다. 동시에 좌초했던 학생회를 재건하고, 단절됐던 학생과 학교 간 소통을 재개하는 중책을 맡았다. 4월 26일 총학생회실에서 만났다. 
 
-쌓인 과제가 많겠다. 어떻게 지내는지. 
“5월부터 시험 기간이 끝나 본격적으로 학생회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다. 얼마 전 집행부 선발을 마치고, 학생식당 식대 인상 등의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집행부 지원자는 많았나.
“많이 지원해주셨다. 회장을 제외하고 94명인데, 60명 규모인 타 학교 총학생회에 비해 큰 편이다. 3년 만에 총학생회가 생기기도 했고, 다들 대학생활에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5차례 선거 무산을 겪으며 총학 무용론까지 나왔는데, 높은 찬성 비율(93.5%)로 당선했다. 어떤 학생 민심을 읽었나.  
“최근 2년간 학생회 영향력이 약했던 건 학생회의 역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학생회는 결국 사람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바뀌어가는 학생들의 상황을 보면서 효용을 얻는다. 그런데 학교에 학생이 없으니 일하는 입장에서도 무엇이 바뀌는지 체감하기가 어렵고, 학생들도 학교에 관심 자체가 낮았다. 게다가 처음 두 차례 부도덕 문제로 무산된 총학 선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기회가 없었다. 임기 후 처음 쓴 공지에 ‘이런 일을 해달라’는 댓글이 정말 많이 달렸다. 그간 학생회가 없어 건의하지 못했을 뿐 관심은 충분히 많다고 느꼈다. 코로나 학번이라 공동체 개념도 희미했을 텐데 다시 학교에 나오면서 불편한 점도 생기고, 공동체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같이 하다 보니 학생들이 중간중간 비대면 수업 들을 장소를 찾아 캠퍼스 곳곳을 전전하고 있다. 이제 빈 강의실도 없어서, 학내 식당이 영업하지 않는 시간에 학내 식당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협의하려 한다. 또 하나는 교통 문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로 이동하는 학생이 많은데, 10분 간격의 셔틀버스로 소화할 수가 없다. 코로나 전까지 학생 편의를 위해 발전해 오다가 2년간 무위로 돌아간 게 많다. 교통도 그 중 하나다.”   

-부실 학식 논란도 불거졌는데. 
“학생 조사를 통해 학식에 불만이 있음을 파악했고, 생협, 학생처와 간담회를 나눴다. 조만간 공청회를 열 것이고, 다른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학교는 밀키트나 도시락 제공 등을 제안했는데 그 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1번 공약이 학점(GPA) 산정 기준 변경이었다. 실제로 서울대생이 같은 학점의 타대생에 비해 손해를 보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공약이다. 현재 서울대는 4.3점 만점제다. 서울대의 성적평점환산기준표에 따르면, 서울대생의 학점을 백분위로 환산했을 때, 4.2점 이하부터는 4.5점 만점제인 타 대학에서 받은 동일 학점보다 1점씩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적어도 같은 학점을 받았을 땐 동일 백분위로 환산돼야 한다.” 

-서울대란 점을 감안하지 않겠나. 
“블라인드 채용이 늘고 있고, 현재 로스쿨이나 전문연구요원 지원자 간에 근소한 차이로 등락이 갈리는 상황이다. 학점 따는 것도 어려운데 결과물을 환산하면서 점수가 낮게 책정되는 것이 불안할 수 있다. 불이익 사례를 수집해 본부에 적극 개진할 예정이다.”  

-코내기(코로나 새내기) 숙박 행사도 추진한다는데. 
“8월 중 20학번과 21학번을 위한 숙박 행사를 열 예정이다. 20학번이 어느새 3학년이다. 올해 안에 꼭 추진하고 싶다.”

-학교가 관악 RC(거주형 대학)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회의 입장은.  
“추진한다는 것만 전달받은 상태고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 5월 20일에 학생처에서 공청회를 실시한다. 그에 앞서 학생회가 학생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RC를 진행할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신입생이 입주하면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부터 제시돼야 한다.”  

-학생회장 공석 시기에 연석회의 의장을 지냈다. 어떤 일을 했나.
“총학생회장보다 업무 권한은 좁지만 중요한 의제엔 적극 대응했다. 등록금 심의도 하고, 학내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동원 요청이 들어왔을 때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해서 기숙사 대신 호암교수회관에서 운영하기로 협상도 했다. 이제 총학생회장으로서 훨씬 많은 단위와 본부 기관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학생회 기피 시대에, 재도전까지 하면서 총학생회장을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학생회 활동을 좋아한다. 대학 들어와서 쭉 학생회에서 일했고, 그 덕에 알차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누구나 대학에서 그런 빛나는 순간이 있을 텐데, 오지랖이 넓어선지(웃음) 코로나 학번들이 그런 경험을 못 해본 게 안타까웠다. 마침 코로나 이전부터 지금까지 학생회 활동을 한 사람이 나뿐이다. 스스로 그동안 단절된 학생회를 연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총동창회도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만일 만나게 되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총동창회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데, 주로 축제 비용이다. 문화 행사도 좋지만, 교통이나 학생들 생활 면에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꼭 한 번 뵙고 말씀 나눈다면 감사하겠다.”(인터뷰 이후 김종섭 회장의 제안으로 만남이 성사됐다)  

-올해 4학년인데 졸업 후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복수전공으로 정치외교학, 부전공으로 과학학을 듣고 있다.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배워보며 고민할 것 같다. ”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