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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호 2016년 9월] 뉴스 모교소식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 후기 학위수여식 축사

“너무 좋은 직장을 찾지 마세요”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 축사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이 제70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너무 좋은 직장을 찾지 마세요”


학업이나 수련기간, 군대와 같이 해야만 하는 기간이 끝나면 좋을 것 같지만 막상 그때부터는 자신만의 진로를 정해야 하는 더 어려운 선택의 앞에 놓이게 됩니다. 그 선택을 잘하기 위해 제가 선배이자 사회 경험자로서 몇 가지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너무 좋은 직장을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생각하는 좋은 직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상하 수직관계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어 여러분들의 존재감을 나타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또 조금의 실수도 포용하지 않고 서로 상대방의 단점을 부각하여 여러분들이 여간 강심장이 아니면 그 사회에서 무사히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둘째, 여러분들이 어떤 직장에 들어갔다고 한다면 무조건 열심히 일하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일할 뿐 아니라 즐겁게 일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있음으로 해서 주위가 즐거워지고 활력이 넘치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련되게 일을 잘하는 것보다 우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일하는 즐거움을 얻게 되며, 열심히 일하는 것에 여러분들의 상사가 더 감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저는 첫 직장을 여수의 신풍리에 있는 한센병 환자와 소아마비 장애자들을 주로 치료하는 병원으로 정했습니다. 이곳의 일이 제 마음에 들었고 보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34년간 봉직하게 된 제일 큰 힘은 그 선택을 나 자신이 했고, 그것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었습니다. 정년 후에도 계속 일 해달라는 부탁을 들을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조직에 들어와 열심히 즐겁게 일한 결과, 주위사람들이 이 사람이 우리 조직에 아직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디 앞길을 잘 선택하시어 먼 훗날 인생을 마무리하게 될 때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