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58호 2016년 5월] 뉴스 기획

스승의 날 특집 : “스승의 이름으로 장학기금 조성해 은사님께 보답합니다”

아름다운 기부 실천한 동문들



“스승의 이름으로 장학기금 조성해 은사님께 보답합니다”

아름다운 기부 실천한 동문들


‘스승은 영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이 어디서 끝날 지 스승 자신도 알 수 없다.’ 미국의 역사가이자 문필가인 헨리 애덤스가 저서 ‘헨리 애덤스의 교육’에 남긴 말이다. 스승의 아낌없는 가르침은 제자에게 학문적 자산 외에도 많은 것을 남긴다.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도록 영향을 드리우기도 한다. 이를 증명하듯 스승과 인연을 맺어준 모교에, 스승의 이름으로 나눔을 실천한 제자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장학금 기부로 하나된 사제지간


차상균(전기공학76-80) 모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지도교수인 고명삼(전기공학51-55) 명예교수의 이름으로 ‘일양 고명삼 장학기금’을 조성해오고 있다. 고 명예교수는 퇴임 후에도 초대 소장을 맡았던 자동화연구소 시설의 노후화를 걱정하며 기금을 출연했다. 스승의 뜻을 본받아 차 교수도 거액을 쾌척해 자동화연구소를 리모델링하고 ‘일양 고명삼홀’을 마련했다. 2013년에는 차 교수의 제자 12명이 스승의 날을 맞아 “기부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믿음을 따른다”며 차 교수와 함께 1억4,000여 만원의 장학기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벤처기업의 대부’ 권욱현(전기공학62-66)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와 제자 14명이 공동으로 모교에 사재 12억원을 쾌척했다. 권 교수는 변대규(제어계측공학79-83) 휴맥스홀딩스 대표, 김용훈(제어계측공학80-84) 파인디지털 사장 등 수많은 제자들을 유수의 벤처기업가로 성장시켰다. 스승과 제자가 모은 기금은 함께 땀 흘려 연구했던 제어정보시스템연구실의 공간 확보에 쓰였다.


이현재(경제48-53) 전 모교 총장의 제자들은 평소 스승이 신념에 따라 회갑, 칠순, 팔순 등 수연을 일절 사양해 온 것이 안타까웠다. 스승을 향한 존경의 마음을 장학기금 조성으로 표현하기로 뜻을 모았다. 2011년 스승의 강단 50년을 기념해 제자 30여 명이 3억원을 출연하고 ‘제16대 총장 이현재 교수 장학기금’을 조성했다.
경영대 ‘덕송장학금’은 곽수근(경영73-77) 경영대 전 학장과 제자 김광일(경영84-89) MBK대표가 함께 조성한 장학금이다. 곽 전 학장의 제자들은 스승의 호를 딴 모임 ‘덕송회’를 만들고 기금 1억원을 모아 경영대에 ‘덕송강의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작고한 은사 기리며 기부하기도


제자들의 기부는 세상을 떠난 은사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기도 했다. 1983년 KAL기 피격사건으로 별세한 고 오정주 음악대학 교수의 제자동문회는 오 교수를 기리며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오정주 제자동문회 기사 참고>


송학린(법학59-63) 동문은 멀리 타국에서 고 황산덕(경성제대41졸) 교수의 명의로 장학기금을 설립했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쩔쩔매던 학창 시절, 스승은 ‘걱정하지 말고 가서 등록하라’며 등록금이 든 봉투를 손에 쥐여줬다. “50년이 지났지만 그때 일을 단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는 제자는 평생의 다짐대로 형편이 어려운 후배 법대생들의 학업을 돕고 있다.


이광희(지리59-63) 전 한국관광공사 본부장은 1959년 문리대에 지리학과를 처음 신설한 고 육지수 교수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출연했고, 원자핵공학과 신설 첫 해 입학한 이재승(원자력공학59-63) 미시건대 교수는 고 이병호 원자핵공학과 교수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기부했다. 학과 개설 초기 돈독했던 사제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기부들이다. 수의대에서는 ‘파란 눈의 스승’ 스코필드 박사의 기념사업을 주관하며 스코필드 추모장학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본회에는 생활대총동창회인 ‘목련회’가 생활과학대학 초대 학장을 지낸 고 장명욱 명예교수의 이름으로 본회에 특지장학금을 설립했다. 또 고 김종온(지질과학52입) 전 특수건설 회장이 재학 시절 은사인 고 손치무(대학원70졸) 전 지질학과 명예교수의 이름으로 2억원을 출연해 특지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