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정보공학부 동문멘토링 프로그램이 올해로 6년째 운영되고 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멘토 81명, 멘티 201명이 참여했다. 타 단과대학에서도 여러 차례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도했지만 이처럼 꾸준히 운영되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전기정보공학부 동문멘토링이 성공적으로 지속되는 힘은 뭘까?

이러한 성과의 밑바탕에는 후배·재학생들에 대한 선배·교수들의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 6일 제6기 동문멘토링 발대식에서 만난 이병호(전자공학83-87) 학부장은 “멘토들을 선정하는 데 있어 사회적 성공이나 명망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며 “후배들을 만나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의욕에 찬 동문들을 초빙한다”고 말했다. 이 학부장은 또 “멘토는 아니었지만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동문은 후배들을 위해 벤처 관련 강연을 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해 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화여대 전자공학과 교수인 임혜숙(제어계측공학82-86) 동문은 최초 1기에 이어 이번에 시작하는 6기 동문멘토링 프로그램에서도 멘토 역할을 맡았다. 임 동문은 “모교 재학생들과의 소규모 만남이 그 자체로 뜻 깊다”며 “가끔은 멘티인 재학생들로부터 조언과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즉 사회 이슈나 행사 기획 측면에서 새로운 관점을 배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임 동문은 또 “공대에 여학생이 얼마 없다 보니 1기 때는 여학생만 만났는데, 이번 6기 때는 성별에 상관없이 연구직·교수직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과 멘토링을 갖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바쁜 일정을 쪼개 후배들에게 시간을 내는 것인데도 임 동문의 목소리엔 생기가 가득했다.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프로그램 운영 초반엔 의욕이 앞선 나머지 전체 100명이 넘는 참가자를 받기도 했다. 학생센터 유은영 씨는 “처음엔 그냥 해보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까지 다 받아줘서 적극성이 좀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면서 “이후부터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와 관심사 등을 반영해 소수정예로 프로그램을 운영, 성과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동문멘토링 프로그램은 멘티들이 좀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멘토들의 연령대를 대폭 낮췄으며, 전공보단 관심분야에 중점을 두고 멘토링 그룹을 설정하고 있다. 또한 그룹별 대표 멘티를 선발해 멘토와 멘티들 간의 일정 조율을 맡기는 등 운영 노하우도 축적했다.

공식적 대면 모임은 학기별 1회씩이다. 그러나 그룹이나 개인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더 자주 만나기도 하며,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배수헌(학부13입) 학생은 “그룹의 단체 카톡방을 이용해 각자 편한 시간대에 질문을 올리고 답을 받을 수 있어 좋았으며, 특히 기업인·변리사·변호사 등 다양한 동문들을 만나게 돼 진로 탐색과 동기 부여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가져갈 수 있는 양은 저마다 다르다며 이왕 동문멘토링을 시작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한편 전기정보공학부는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동문멘토링뿐 아니라 ‘e생생’ 학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생생’이라는 명칭에는 전기정보공학부의 ‘e’와 학생과 선생님의 ‘생’자를 합해 서로 신뢰하고 상생하여 생생하게 생활하자는 뜻을 담았다. 명칭에서부터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심신을 달래주려는 교수들의 애정이 듬뿍 배어 있다. ‘e생생’ 학생센터는 차를 마실 수 있는 로비와 오침이 가능한 휴게실, 선후배간 1대1 지도 공간인 튜터링 룸과 상담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상담실 운영은 1997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직에 있던 김원찬(전자공학65-72) 명예교수는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괴로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전문 심리 상담실을 설치했다. 지금은 학생 심리상담의 중요성과 역할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20년 전에는 가히 선구자격이라 할 수 있었다. 모교 최초이자 전국에서도 손꼽을 만큼 앞서서 전문심리상담사를 학부 내에 상주시켰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보살핀 것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과대학이나 학과가 있다면 전기정보공학부의 동문멘토링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