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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호 2016년 2월] 뉴스 기획

“모교 기록관은 대한민국 지성사 寶庫”

김태웅 모교 기록관장 인터뷰


동문이 기증해 준 자료는 서울대기록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서울대기록관은 지난해 10월 개학 12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를 열고 이 중 일부를 선보이기도 했다. 통합개교 70주년을 맞는 올해도 1953년 환도부터 1975년 캠퍼스 이전까지의 학교역사를 다루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서울대기록관장인 김태웅(역사교육80-84) 교수를 만나 수집된 자료에 대한 면면과 아울러 앞으로의 기록관 운영방향에 대해 물었다.


-서울대기록관에 대해 소개해 달라.
“2000년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서울대에도 기록물을 전담하여 관리하는 조직을 만들 필요가 발생했다.  2001년 서울대기록관이 설립됐다. 크게 대학 역사 자료 보존 활용 업무와 기록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우선 대학 역사자료 보존 활용 업무는 서울대의 역사자료를 보존할 뿐더러 이를 활용하여 학내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사를 알고 정체성을 함양하는 데 기여하는 일이다. 기록관리 업무는 서울대 단과대학, 연구소 각 기관들에서 생산한 행정서류들을 이관받아 보존하는 일이며, 서울대관련 정보를 공개해달라는 민원에도 대응하고 있다.”


-기록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은 열람이 가능한가.
“소장한 역사 자료들은 열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다만 행정실 및 관장실은 220동에, 서고와 열람실은 입학관리본부 건물 지하에 따로따로 자리하고 있는 까닭에 동문 여러분들의 열람요청에 바로바로 대응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 현재의 문화관 건물이 재건축돼 서울대기록관이 이 곳으로 통합 이전하게 되면 동문들께서 좀더 편하게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을 것이다.”


-총동창회는 2013년 1월부터 동문들의 자료기증을 독려해왔다. 자료기증 상황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모교 역사자료를 수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단적으로 2012년에는 기증자가 32명에 기증자료가 1천1백94건이었는데, 2013년에는 기증자가 74명에 기증자료가 2천4백58건이었다.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총동창회의 협조를 통해 사료 기증이 크게 늘어났음에 감사한다. 아울러 2012년까지 기록관이 소장하고 있는 역사자료는 사실 소량이어서 학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회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총동창회를 통해 여러 동문들이 적극적으로 자료를 기증해주셔서 2015년에는 무사히 기획전시회를 치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동문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자료가 있다면?
“국어학자이신 강신항 교수님이 기증한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운동 당시 성명서 자료가 기억에 남는다. 서울대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한국현대사 연구에도 큰 가치를 지닌 사료이다. 또 일제강점기 수원고농학생들의 항일투쟁에 가담했던 김찬도 선생의 일지는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이후에 이르기까지 서울대 동문의 삶과 사상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였고, 서울대학교 기록관이 작년 주최한 기획전시에도 활용됐다. 그외에도 역대 총장님들이 기증한 자료들, 교수님들의 강의노트, ‘메아리’ 등 학내 동아리들의 문건 등 다양한 자료들이 입수됐다.”


-총동창회는 서울대가 추진 중인 문화관 리모델링에 1백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기록관도 새 문화관에 입주한다고 알고 있다. 새로운 공간에서 향후 계획은.
“우선 문화관에 안착만 된다면 일반 문서는 물론 사진, 동영상 등 특수기록물들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게 된다. 열람실도 확충돼 더 많은 분들이 편하게 자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한 동문께서 60년대에는 사진이 흔하지 않아서 학교에 관한 기억을 되새기기 어려웠는데 이곳에서 관련 사진을 열람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난다. 그렇게 기록관이 본래의 소명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상설전시관이 확보돼 서울대의 역사와 지성사적 의미를 보여주는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시회는 서울대가 겨레의 대학에서 세계 속의 대학으로 웅비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보여주는 자리가 되리라 본다. 다만 예산과 공간을 배정하는 문제에 관해 아직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 이견들이 있는 까닭에 많은 동문들의 관심과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문기  모교 120년사 편찬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