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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호 2016년 2월] 뉴스 기획

2백87명 동문이 모교 역사자료 5천여점 보내와

모교 역사 기증 자료 중간 결산

2013년 1월 본보가 서울대학교 역사자료기증을 홍보한 이후로, 많은 동문들이 소중한 자료들을 기증했다. 보내준 자료들은 현재 서울대학교기록관이 소장하여 관리하고 있다. 기록관의 협조를 얻어 동문들이 기증한 모교 역사 자료 현황과 특별한 자료를 보내온 강신항·이홍기 동문의 기증품에 얽힌 추억담을 들어봤다




학술 간행류, 박물류 등 기증 품목 다양


지난 2013년 2월부터 2016년 1월 현재까지 2백87명의 동문들이  5천여 점의 모교 역사 관련 자료를 기증했다.


입수된 자료들은 크게 박물류(博物類), 사진·앨범류, 학술·간행류, 문서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70% 정도가 문서류 및 학술·간행류 자료들이다. 문서류 자료로는 입학 혹은 졸업관련문서, 학교운영관련문서, 기타 비간행자료 등이 있다. 학술·간행류 자료에는 각 단과대학·학과·학생단체 들의 회보, 교수의 강의자료 및 학생들의 수강자료, 대학교재류, 기타 개인기록 및 간행물, 신문 스크랩 등이 포함된다. 박물류 자료 중에는 교모(校帽), 교복, 교표 및 배지, 학습비품(공학용 Slide Rule 등) 등이 눈에 띈다.


본보가 자료기증을 홍보하기 시작한 2013년도에는 총 74명의 동문들이 기증에 참여했다. 이중 주목되는 자료로는 문리대 송길상 동문(화학48-54)이 기증한 서울대학교 예과 최종기념잡지인 ‘청량리’가 있다.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에는 고등학교 과정을 대신하는 예과(豫科)라는 이름의 예비과정이 존재했다. 경성제국대학이 해방 후 해체돼 다른 전문학교들과 함께 국립서울대학교에 통합된 이후 예과 과정은 1948년 5월 폐지됐다. ‘청량리’라는 잡지명은 예과 교사가 청량리에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본 자료에는 당시 교수들의 연구논문이나 예과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회고담 등 다양한 기고들이 포함돼 있어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내용이지만 서울대학교도서관에서도 소장하고 있지 않은 희귀자료다.


김찬도 동문 회고록 가치 커


2014년에는 총 1백20명의 동문들이 기증에 참여했다. 주목할 만한 자료로는 교지관악 편집위원회에서 기증한 편집활동관련문서 및 서울지역교지편집위원회 연합활동 관련문서들이 있다. 특히 이 자료들 중에는 백기완 친필원고도 포함돼 있어 1980년대 서울대 학생들이 ‘민주화운동진영’과 제휴했던 양상을 보여준다. 그 외 김후란(가정교육53입) 동문이 기증한 사범대학 교지 ‘사대학보’ 창간호, 박흥일(영어교육60-64) 동문의 서울대 기독동창회보 ‘서광’, 사범대 기독학생동창회보 ‘반석’ 등의 자료를 통해 과거 동문들의 다양한 학생활동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2015년에는 87명의 동문들이 자료를 기증했다. 대표적인 자료로는 김찬도 동문(수원고등농림학교 졸)의 회고록이 눈길을 끈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전신(前身)인 수원고등농림학교 학생들의 민족운동과 해방 이후의 활약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희귀자료다. 학문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어 지난 2015년 10월 서울대학교기록관 주최 전시회에도 활용됐다. 그 외에도 윤여창(농생물53-57) 동문이 기증한 수원농림학교 명단 및 회보, 박정국(의학52-56)  동문의 1949년 의예과부 학회지 ‘병아리’, 박복순(가정관리70-74) 동문의 서울대총불교학생회 회보 등의 자료들이 있다.


위에 소개한 것들 외에도 방대한 자료들이 서울대학교기록관에 소장되어있다.
김태웅(역사교육80-84) 서울대기록관장에 따르면, 기록관은 동문들이 기증한 자료들을 활용해 1953년 환도 직후부터 1975년 캠퍼스 이전까지의 학교역사를 다루는 전시를 2016년에 개최할 것을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기록관 완공 이후에는 상설전시 외에 대학문화, 대학생활, 학술의 역사 등의 주제를 다루거나 소시기별로 구분하여 다양한 기획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이수만(농공71-78) 동문, 이순재(철학54-58) 동문이나 김태희(의류99-05) 동문 등 ‘서울대학교 출신 대중문화인들의 학창시절과 대학 문화’ 같은 전시도 추진할 계획이다. 홍문기  모교 120년사 편찬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