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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호 2015년 1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모교 글로벌사회공헌단 퍼우델 시워라즈

“네팔은 서울대 은혜 잊지 않아요”


모교 글로벌사회공헌단 퍼우델 시워라즈

네팔은 서울대 은혜 잊지 않아요


모교서 기계공학 전공한 인재

네팔·필리핀에 적정기술 전파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 글로벌개발협력센터에서 국제개발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퍼우델 시워라즈(대학원13-15) 입니다. 남들은 제가 서울대 출신의 첫 외국인 교직원이라고 하더군요. 지난 8월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모교에서 일하게 됐으니 큰 행운아라 생각합니다.


저는 카트만두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대한민국 정부 초청장학생으로 선발돼 20132학기 서울대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로 유학을 왔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공부하는 가운데 지난 4월 네팔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끔찍한 일이었죠. 고향 마을은 진원지와 거리가 있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카트만두 전역이 파괴되는 재앙이었습니다. 당시 카트만두 대학이 글로벌사회공헌단에 지원 요청을 하게 됐고, 이 소식을 들은 안성훈 지도교수님께서 저를 공헌단 대표로 추천해 주셨습니다. 모든 게 파괴된 지역에서 사람들에게 절실했던 것은 최소한의 전기였습니다.


저는 글로벌사회공헌단이 모금한 네팔 지진피해 성금 6백여 만원을 갖고 고국으로 가 카트만두 공대, 현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회사와 함께 전기 설비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지원했던 곳은 누와콧 타나퍼티란 마을로 가옥의 90%가 무너졌고, 주민들은 여전히 양철 지부 대피소 안에 텐트를 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송전시설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밤만 되면 불빛 하나 없이 어두컴컴했죠. 이 마을에 태양광 패널과 소수력 발전기를 설치해 태양광 패널에서 3kw, 소수력 발전기에서 1kw 전기를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지진 이후 휴대전화도 제대로 충전하지 못하고 지냈는데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도움을 줬다는 사실을 매우 고마워했습니다. 제 마음도 그랬고요. 지진 이후에도 계속해서 글로벌사회공헌단과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는 정수 필터 6백개를 지원했고, 서울대병원에서도 1억원 상당의 긴급 의약품과 의료기자재를 공급해주셨습니다.


서울대는 지난 20132월 글로벌사회공헌단을 설립해 국내외에서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타 대학들이 동아리 차원 혹은 프로젝트 식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죠. 저는 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조직을 통해 그동안 서울대 구성원의 사회공헌 참여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방식의 사회공헌 확대를 위해 사회적 경제 및 적정기술과 같은 새로운 분야와 사회공헌을 접목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자부합니다.


글로벌사회공헌단은 구체적으로 네팔 외에도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의 개발도상국을 방문해 태양광 패널이나 소수력 발전장치를 이용해 희망의 불빛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사대, 미대, 음대와 연합해 지진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네팔 주민들의 심리 치료를 도울 계획입니다.


유학생일 때는 적정기술을 연구하는 방향만 생각했지만 이곳에서 일하게 되면서 지금은 과연 어떤 것이 더 개도국에 도움이 되는지 공헌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또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또 외부단체와 협의하는 일 등 깊은 고민과 일처리를 할 수 있게 돼 뿌듯합니다.


2008년 군주제 국가에서 연방민주공화국으로 재탄생한 네팔은 지금 정치적으로도 과도기에 있습니다. 인도의 석유, 가스에 의존적인 에너지 수급 구조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풍부한 수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언제 돌아갈지 정하지는 못했으나, 머지 않은 장래에 돌아가 서울대에서 갈고 닦은 지식, 경험들을 조국 네팔을 위해 사용할 것입니다.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십시오.


*지난 1124일 퍼우델 시워라즈(Shiva Raj Poudel 대학원13-15)동문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퍼우델 동문 입장에서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