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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호 2015년 11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의 과거, 현재, 미래

정세용 내일신문 주필·본보 논설위원

서울대의 과거, 현재, 미래

정세용 내일신문 주필·본보 논설위원


올해가 광복 70주년이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은 짧은 시간에 민주화와 근대화를 함께 이룩해 세계의 많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 영광의 역사에 우리 서울대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민주화와 근대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동문인 정희성 시인은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면서 서울대의 성취와 긍지를 말했다.

지성의 요람으로 학계는 물론 정계 재계 법조계 행정부 문화계에 진출한 동문들은 각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 동문들이 대한민국 각계를 리드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랑스런 서울대 역사이다.


그런데 근년들어 다른 대학의 성장이 눈부시다. 아직 서울대를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의 발전이 두드러져 이들 대학 교수와 동문들은 우리 동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한다.


물론 국회의원 숫자도 아직 우리대학 출신이 가장 많고 주요 기업 CEO 가운데 다수는 우리 동문이다. 의약계 동문들도 전국 대학과 병원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고 음대와 미대 동문들도 우리 예술계를 리드하고 있다. 행정부 고위관리 출신 학교를 비교하면 우리가 1등이다.


그러나 과거 행정부 고위직과 주요기업 고위간부 등에 우리 동문들이 압도적으로 진출해있던 점을 생각하면 지금은 천양지차이다.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다른 대학 출신들이 능력을 발휘하면서 이들이 우리 동문을 앞서는 경우도 많다.


언론계의 경우도 과거 편집국장이나 주필은 대부분 우리 동문이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다른 대학 출신도 역량을 발휘하면서 이들 직위에서 언론계를 리드한다.


최근 화제의 인물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다. 그는 쇼팽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전국민을 감격케 했다. 그런데 조성진 씨는 서울대 학생도 우리 동문도 아니다. 그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 학생이다.


과거 음악계와 미술계의 경우도 우리 동문의 활약이 두드러졌으나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성장하면서 이 대학 출신이나 해외 유명대학 출신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체제가 들어서면서 10년 후면 대법원마저 서울대 독무대 현상이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서울대가 광복 70년 동안 조국 대한민국에 기여한 것에 자부심을 가지면서 최근의 대학경쟁체제에서 어떻게 자랑스런 위치를 고수할 것인지 우리 동문들과 서울대 당국은 반성하고 자문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