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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호 2015년 11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팽려영 한중예술협회 이사장

“문화예술로 한·중 간에 다리 놓습니다”


팽려영 한중예술협회 이사장
“문화예술로 한·중 간에 다리 놓습니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 방한시 청와대서 고쟁 연주하기도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에서 중국 전통음악을 연주한 중국 출신 서울대인이 있다. 바로 고쟁 연주가인 팽려영(대학원07-10) 동문이다. 방송, 공연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팽 동문을 지난 10월 23일 모교 연구공원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창한 한국말로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 팽 동문은 2006년 한국에 처음 왔다. 경기대 어학당에서 8개월간 한국말을 익히고 이듬해 바로 국악과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한중예술협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중예술협회는 한·중 양국 간의 문화교류 사업을 위한 서울시 사단법인으로 2010년 직접 설립했다. 국악과 전통악기 등 한국문화를 알리고, 중국 문화를 소개하고 교류하는 등 문화 예술을 통해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하려는 목적하에 설립된 단체다. 한중교류를 위한 비슷한 단체들이 몇 개 있지만 경제 분야의 단체가 대부분이고 예술 분야로는 최초이자 현재도 유일하다.


“덕분에 한·중 간의 행사가 있으면 저희 쪽으로 다 연락이 오곤 합니다. 현재 30여 명의 공연단원과 3백50여 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대사관에서 근무하며 느꼈는데, 한·중은 1992년부터 수교를 했지만 문화 예술 분야의 교류는 전무한 상황이었어요. 한국 법인을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법과 재무 등 알아야 할 것이 참 많더라고요. 국악과 이지영 교수님과 대사관 등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팽 동문은 한국의 정서로는 상당히 어린 스물다섯이란 나이에 이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나이가 어려서 더 많이 힘들었어요, 나이 때문에 무시하는 시선들이 있더라고요. 문화교류 행사를 준비하면 저도 직접 현장에 나가 뛰거든요. 그러다 보면 ‘너희 이사장은 언제 오냐?’ 라는 말을 종종 들어요. ‘제가 이사장 팽려영입니다’ 하면 믿지를 않는 거죠. 그래도 좋은 취지로 만든 단체이기에 나이랑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이 협회를 25세에 만들었고 35세가 되면 10년이에요. 45세가 되면 20년이고요. 젊은 만큼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실질적으로 일 할 수 있는 협회를 만들고 싶어요.”


팽 동문은 중앙대, 충주대, 국제예술대 등에서 강의를 했으며 주한중국문화원 강사, 성우·아나운서·리포터 활동, 각종 공연, KBS라디오 ‘나는 한국인이다’·TV조선 ‘국제아파트’에 고정 출연 하는 등 여느 서른 살의 여성과는 다른 숨가쁜 20대를 보냈다.


“16살에 대학교를 다녔고 20살에 서울대에 석사를 하러 왔어요. 처음엔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혹시나 실패하더라도 아직 젊으니까 더 좋은 기회도 잡을 수 있고 좋은 경험을 얻을 수도 있으니 뒤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달렸어요.”


그의 원래 이름은 펑리위안(彭麗媛). 시진핑 주석의 부인과 한자까지 같은 동명이인이며 같은 산둥성 예술학교 출신이기까지 하다. 향후 활동 간에 같은 이름이 문제가 될 수 있어 현재의 팽려영(彭麗穎)으로 개명했고 펑리위안 여사도 팽 동문의 개명을 알고 있다.


“작년 방한행사 때 청와대에서 공연 후 악수를 하며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타지에 나와서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조금은 인정받은 것 같아 울컥하더라고요.”


팽 동문은 현재 한국외대에서 중국 문화예술을 강의중이며 4살배기 딸의 엄마이기도 하다.


“워낙 바쁘게 살아서…. 좋은 엄마는 아니어도 친구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이제 학생이 아닌 졸업생으로서, 처음에 한국에 와서 서울대에서 시작했기에 어떤 인연 같은 감정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서울대에서도 학생들 앞에 서고 싶습니다.” <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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