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49호 2015년 8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김강조 하나약국 대표 매일 첫 손님 돈 모아 매년 3백만원씩 기부

“모교 출신은 나라에 빚진 사람…갚는 게 당연”

매일 첫 손님 돈 모아 매년 3백만원씩 기부
“모교 출신은 나라에 빚진 사람…갚는 게 당연”

충남 대전에서 하나약국을 운영하는 김강조(약학64-68) 동문은 매일 첫 손님에게 받은 돈을 저금한다. 1만원이 안 될 때도 있고 넘을 때도 있다. 하루 평균 만원. 그렇게 1년 동안 모으면 약 3백만원이 된다.

이 돈을 대전·충남지부동창회에 기부해 매년 모교에 입학하는 지역 출신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2001년 시작했으니 햇수로 10년이 넘는다. 하루 1만원이 쌓이고 쌓여 4천만원이 넘는 거액을 기부한 셈이다. 하루 1만원은 큰돈은 아니지만 10년 이상을 실천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 7월 19일 동문바둑대회에서 만난 김 동문은 “국민 세금으로 공부한 것에 대한 작은 기여”라며 “서울대 출신을 비롯해 국립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기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문이라면 하루에 1만원 저금하는 일이 큰 부담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 주변에 그 이상으로 공동체를 위해 기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매년 장학금으로 1천만원을 기부하는 강은모(외교78-82) 동문 같은 분도 계시죠. 장학금을 받고 열심히 공부하는 후배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작지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하루 1만원 저금, 많은 동문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동문은 2010년 동문바둑대회 D조(5급)에서 우승을 하고, 매년 급을 올려 출전하는 바둑애호가다. “올해는 상대방에게 기쁨조가 되고자 A조(1급)에 출전했다”고 말한 그는 실제 이날 기쁨조(?) 역할을 충실히 하며 1승 4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바둑대회도 결국 친교를 위해 하는 활동이라 생각해요. 바둑 두기 전 상대방과 꼭 통성명을 하고 가족관계도 물어봐요. 이런 동문 간 활동이 경쟁해서 상품을 타려는 게 아니라 서로 알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자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 취지에 부합해야죠.”

1945년 광복둥이이기도 한 그는 이 사회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됐지만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듭니다. 민주화를 이뤘다고 하지만 갈등이 더 심하고요.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위해서도 힘을 모아야 하고요. 통일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겁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문화적으로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전쟁과 산업화라는 험난한 시기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우리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가 겪은 야성을 되살려 개척정신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동문은 모교 졸업 후 1967년 동아제약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금산인삼제품주식회사로 자리를 옮겨 인삼수출에 전력을 다해 생산부장 시절엔 1백28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려 삼성에서 달러를 사 가기도 했단다. 당시 1백28만 달러는 그해 국내 전체 수출업체 중 105위 해당되는 꽤 큰 규모의 수출액이다. 그는 1981년 사장에 오른 후 1985년 퇴사해 동림약국(현 하나약국)을 개업했다. 대전·충남 한일친선교류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