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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호 2024년 11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유튜버: 대형 로펌 퇴사하고 새로운 꿈에 도전했어요

‘지원피셜’ 박지원 (경영10-15) 변호사·통번역대학원생


화제의 동문 유튜버
지원피셜박지원 (경영10-15) 변호사·통번역대학원생


대형 로펌 퇴사하고 새로운 꿈에 도전했어요



모교 재학 중 만 스무 살 때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지원 동문. 12년 전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최연소 법조인으로 대형 로펌에 입사, 일찍부터 탄탄대로를 달릴 줄 알았던 그가 꿈의 직장을 퇴사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뜬금없기 그지없을 변신의 과정을 유튜브에 담았다.

-개설 9개월 만에 구독자 13000여 명을 모았다.

퇴사 결심 후 실행하기 위한 용기를 북돋우려고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남들이 선망하는 화려한 이력을 내려놓는 행위가 흥미를 불러일으켰고, 원하는 일을 찾는 여정의 어려움과 소중함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젊은 워킹맘, 폴댄서, 엄마표 영어 등 저의 모습을 다양한 측면에서 솔직하게 담았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왜 갑자기 통·번역가가 되고 싶었나.

어렸을 때부터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좋았다. 단어 외우는 것마저 즐거울 만큼. 인문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부모님 권유대로 경영대에 입학했고 사법시험을 공부했다. 내 진로를 결정하는데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한 셈이다. 그러다 우연히 유명 통·번역사와 함께 일하게 됐고, 언어로 생계를 꾸린다는 게 힘들지만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알아보니 서울에 두 곳뿐인 통번역대학원 입시학원이 집 근처에 있었고, 시험 날짜가 출산 후 휴식 기간 안에 있었다. 어떤 계시처럼 느껴져 도전했다.”

-후회는 없나. 대학원 생활은 어떤지.

한참 나이 어린 동기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지난 1학기 종강 파티 땐 1, 2차에 걸쳐 5시간 가까이 폭풍 수다를 떨 만큼 친해졌다. 전 직장이 싫어서 나온 건 아니었고 업무가 고되긴 했지만 나름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았고 만족했었다. 어느 길을 택하든 후회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 내가 이만큼 좋아하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상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순 없었다. 요즘은 제 주변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분들이 많다.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가 있다면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는 나의 아픔영상에선 아토피 앓던 시절 모습까지 공개했다.

제 채널이 시청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라면 용기나 자극, 동기부여가 될 텐데 제가 특별한 사람으로 인식되면 오히려 용기를 잃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도 똑같이, 힘들면 울고 그게 심하면 때로 죽고 싶어 했던, 평범한 사람이란 걸 보여준 거다. 성격상 제 얘기를 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편인데, 살아오면서 조금씩 단단해진 자존감의 영향도 있다.”

-남편 손가람 동문과 두 아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성인의 일상 속에 육아가 녹아 있는 영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초저출산에 직면한 우리 사회에 조금이나마 출산과 육아의 행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가족을 공개했다. 남편도 흔쾌히 동의해줬고,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출연을 거부하면 그때 의사를 존중할 것이지만, 지금은 엄마의 권력을 남용하는 중이다(웃음).”

-끝으로 자유롭게 한 말씀.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응원을 받았다. 역으로 제 영상에서 용기를 얻어간다는 댓글이 달릴 때 뿌듯하다. 작은 채널인데 총동창신문에 인터뷰가 실려 영광이다. 동문님들 일상과 꿈을 응원한다.”

나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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