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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호 2024년 11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운동 좀 하는 서울대인… 핸드볼부 대한체육회장배 우승, 2부리그 최강이죠

이주언 (체육교육20입) 모교 핸드볼부 주장


운동 좀 하는 서울대인핸드볼부 대한체육회장배 우승, 2부리그 최강이죠

이주언 (체육교육20)
모교 핸드볼부 주장




정교한 팀플레이로 거둔 성과
하루 2시간 주3회 치열한 훈련


내년 총동창회 홈커밍데이 땐 저희 핸드볼부도 같이 선배님들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1020일 열린 본회 홈커밍데이 때 운동하는 서울대인들이 줄지어 무대에 올랐다. 최근 전국대학골프최강전에서 남녀 부문 우승을 석권한 동문 골프선수단부터 지난여름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에서 초접전 끝에 우승한 여자축구부, 20년 만에 1승을 거둔 야구부까지. 우승기를 받아든 유홍림(정치80-84) 총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서울대 출신이 공부만 잘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주언 모교 핸드볼부 주장은 다음 홈커밍데이 땐 핸드볼부도 꼭 불러 달라고 당부했다. 1029일 본회 회의실에서 이주언 주장을 만났다.

“106일 열린 제15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 생활체육 핸드볼대회에서 모교 핸드볼부가 남자부 우승을, 여자부가 준우승을 거뒀습니다. 1년 중 마지막 공식 대회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돼 뿌듯해요. 하루 2시간, 3회의 적지 않은 훈련을 잘 따라와 준 부원들에게 고맙고, 남은 2학기 운동도 다치는 일 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핸드볼대회는 대학리그와 광역시·도 단위의 생활체육 대회, 전국 생활체육 대회로 구성된다. 대학리그는 다시 프로 선수를 양성하는 1부와 취미로 운동을 하는 2부로 나뉘는데, 서울대 핸드볼부는 2부 리그에 소속된다. 과거엔 1부 리그 하위 팀과 승격·강등을 결정짓는 승강전을 치를 만큼 기량이 뛰어났지만, 현재는 실력 차이가 벌어진 데다 부상 위험도 커 2부 리그에서만 활동하고 있다.

대신 여름방학 때마다 국가대표 선수 실력에 버금가는 일본 쓰쿠바 대학 핸드볼부와 교류전을 엽니다. 엘리트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풀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많이 배우죠. 번번이 패하지만 그래도 점점 득점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양국 학생 간 문화적 교류는 물론 정서적 교류도 활발해요. 생활체육 대회에선 다양한 선수들을 많이 만납니다. 외국인 팀도, 사회인 동호회 팀도 있죠. 졸업한 모교 선배들과 겨룰 때도 적지 않고요.”

실제로 지난 831일부터 91일까지 치러진 제16회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 생활체육 대회에서 OB 선배팀을 만났다. 예선전서부터 맞붙게 된 OBYB. 첫 승부에선 OB 팀이 웃었다. 경기 땐 한 치의 양보도 없었지만, 숨김없이 서로의 플레이를 분석하고 피드백 해줬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OBYB. 이번엔 YB 팀이 이겼다. 서울대 YBOB가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갖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6월 치른 제1회 광명시장배 핸드볼대회 땐 A, B 두 팀으로 나눠 출전, 서울대 팀 둘이 결승전을 치르기도 했다.

심판들도 좀 놀랐던 게 같은 서울대 팀이니까 설렁설렁할 줄 알았나 봐요. 그런데 서로 이기려고 이 악물고 몸싸움하니까 쟤네 사이 안 좋은 거 아니냐, 하는 오해도 샀죠(웃음). 출전하는 대회가 강원도 쪽에 많아 자연스럽게 12MT처럼 보내게 됩니다. 바닷가 산책도 하고 별도 보고 바비큐 먹으며 폭죽도 터뜨리고. 비인기 종목이라 더욱 동기나 선후배 간의 유대감이 동아리 활동을 계속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가 돼요. 어쩌면 핸드볼이란 운동은 함께 어울리게 해주는 좋은 수단의 하나일 뿐인 것 같습니다.”

대학 입시 때 핸드볼 전공을 많이 뽑는다는 카더라통신의 영향으로 처음 핸드볼을 배웠다는 이주언 주장. 모교에 합격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지만 핸드볼만의 짜릿함에 매료됐다고. 핸드볼 경기에선 격렬한 몸싸움과 동시에 상대의 수를 읽는 머리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제 별명이 박치기 공룡입니다. 몸싸움을 피하지 않을뿐더러 다분히 즐긴다고 하여 선배들이 지어주셨죠. 개인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패스 플레이는 더 중요해요. 핸드볼은 팀을 이뤄 하는 운동이니까요. 내가 상대 수비를 끌어오는 만큼 다른 팀원에게 공간이 더 많이 열리고 그렇게 골문을 향해 가는 게 공격의 기본이에요. 이번 우승 대회 때 그런 팀플레이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죠. 녹화된 영상을 보니 예쁘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득점으로 이어질 때까지 정교한 패스로 공간을 확보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연습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취업 시장에 빙하기가 닥치면서 캠퍼스의 낭만은 사라진 지 오래. 운동하는 시간이 아깝거나 불안하진 않을까. 이 주장은 신입생 때 잠깐 그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답했다. OB 선배들이 선택하고 또 나아간 다양한 진로를 뒤에서 지켜보면서 자신의 장래 계획도 더 단단하게 세울 수 있었다고.

이전엔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비인기 종목이란 점이 때론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처음부터 배우는 운동인 까닭에 누가 잘하고 못하고가 없거든요. 핸드볼 몰라도 상관없어요. 들어와서 배우면 됩니다. 그렇게 배우고 익혀서 대회 우승도 하는걸요. 체육교육과 출신 부원이 대부분이라 타 단과대학 학생들의 참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아가 서울대배 배구대회처럼 서울대 핸드볼부가 중심이 돼 대회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총동창회에서 관심 가져주시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나경태 기자


쓰쿠바 대학과의 교류전에서 찍은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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