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7호 2024년 8월] 뉴스 모교소식
모교 연구진, 배터리 화재 원인 찾았다
신코팅법으로 열폭주 억제 확인
모교 연구진, 배터리 화재 원인 찾았다
신코팅법으로 열폭주 억제 확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표지
최근 전기차에서 배터리에 의한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모교 연구진이 배터리 화재를 순식간에 키우는 ‘열폭주’ 현상의 발생 원인을 처음으로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열폭주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제시했다.
임종우 화학부 교수 연구진은 8월 5일 김원택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삼성 SDI 연구진과 공동으로 배터리 화재에서 온도가 급격히 치솟는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할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달 초 신소재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의 표지 논문(사진)으로 선정됐다.
전기차에서 화재가 나면, 배터리의 온도가 수 초 안에 1000℃가 넘게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의 안전 문제는 앞으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앞서 해결해야만 하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열폭주 현상은 많은 2차전지 업체들이 사용하는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하이니켈은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양극재를 사용하는 배터리로, 용량은 크지만 열 안정성이 낮아 열폭주에 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임종우 교수 연구진은 방사광 가속기 기반 X선 회절 기법을 활용해 배터리셀 내부의 화학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열폭주 초기에 음극 재료인 흑연에서 발생한 에틸렌 가스가 하이니켈 양극재로 이동해 산소 발생을 촉진하고, 이 산소가 다시 양극으로 돌아와 에틸렌을 형성하는 순환 과정이 확인됐다. 생성물이 다시 반응물을 만들어내며 반응을 증폭시키는 ‘자가증폭루프’가 발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음극 표면에 굳어져 나온 리튬과 반응해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열폭주 현상을 억제할 방안도 제시했다. 자가증폭루프에 따른 에틸렌 가스나 산소 발생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배터리 음극 표면에 고품질의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를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코팅 결과 열폭주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