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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호 2024년 5월] 뉴스 모교소식

“AI 연구가 살길” 김정식 동문 기부 해동첨단공학관 완공 

 
“AI 연구가 살길” 김정식 동문 기부 해동첨단공학관 완공 
 
2019년 500여 억원 쾌척 
AI 융복합 5개 분야 연구   


고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이 500억원을 쾌척해 건립한 모교 해동첨단공학관이 4월 25일 완공됐다.


고 김정식(전자공학48-56) 전 대덕전자 회장 겸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이 생전에 500억원을 기부해 지은 모교 해동첨단공학관이 완공됐다. 연면적 1만㎡, 지상 7층 규모의 건물로 모교 AI연구자와 스타트업 등이 이곳에 입주해 AI 융복합 연구를 하게 된다. 모교는 4월 25일 관악캠퍼스 301동 맞은편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2019년 김정식 회장은 “서울대에 AI 융복합 교육과 연구 공간을 조성해 달라”며 모교에 500억원을 쾌척했다. 미국 금융회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미국 MIT에 3억5000만 달러를 기부해 AI를 가르치는 단과대학 ‘AI칼리지’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결심한 기부였다. 이미 거액을 기부해 모교 공대 해동학술정보실,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 해동아이디어팩토리 등 모교 내 10여 곳의 시설을 설립한 후였다.  

김 회장의 호 ‘해동’을 따와 명명한 해동첨단공학관은 2020년 첫삽을 떠 약 4년 만에 완공했다. △범용인공지능 △체화 인공지능 △멀티모달·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인공지능 로봇 △인공지능 에너지 등 5개 분야를 주제로 인공지능대학원과 모교 공대 소속 100여 명의 연구자들이 입주해 AI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내 AI 선도 기업과 산학협력, 글로벌 기업·대학과 협력도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추진한다. 홍유석 공대 학장은 “공학 전문 분야 AI 복합 연구와 교육으로 인류와 산업의 난제를 해결하고, AI 인재를 양성해 해동첨단공학관을 세계적 AI 연구 메카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건물은 융복합 연구 공간답게 소통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준다. 중앙을 비운 중정 구조지만 층마다 허공을 가로지르는 통로를 만들어 다른 연구실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해동첨단공학관 앞 데크 광장에서 건너편 신공학관(301동)으로 가는 다리도 놓았다. 이 다리는 2021년 해동과학문화재단에서 30억원을 추가 기부해 조성했다.   

김정식 회장은 건물 완공을 보지 못하고 건립기금을 기부한 지 2개월 만에 세상을 떴다. 준공식은 그런 김 회장을 기리며 차분하게 진행됐다. 모교 유홍림 총장과 이기준 전 총장, 홍유석 공과대학장, 차국헌 건립사업추진위원장(모교 교수), 장병탁 AI연구원장과 김영재(공업화학77-81)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 박종서 대덕전자 부회장, 하영구(무역72-76) 블랙스톤코리아 회장, GS건설 허윤홍 대표, 김종훈(건축69-73) 한미글로벌 회장 등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김 회장의 흉상을 제막했다.



관악캠퍼스 해동첨단공학관 전경



건물 포럼 공간에 제막한 김정식 동문 흉상. 사진 왼쪽부터 홍유석 공대 학장, 김영재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유홍림 총장, 차국헌 건립사업추진위원장. 


김정식 회장은 모교 공대 통신공학과 졸업 후 1960년 대덕전자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을 시작했다. 전자산업 불모지에서 라디오, 흑백TV를 거쳐 스마트폰과 반도체 핵심부품까지 끊임없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기술을 발전시킬 만큼 공학적 감각이 뛰어났다. 해동첨단공학관 건립을 제안할 당시 90세였지만 “AI를 핵심으로 한 4차 산업이 우리가 갈 길”이라며 선견지명을 보였다. 

‘기술을 만들려면 인재를 먼저 육성해야 한다’는 신조로 1991년 해동과학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이공계 인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모교를 비롯한 전국 20여 개 대학 공대에 해동도서관을 건립하고 장학사업을 펼쳤다. 본회에도 장학금 10억원을 기부했다. 모교에 낸 기부금만 개인 기부자 최고액인 총 657억원에 달한다.  

김영재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완공식에서 “김정식 회장님은 대한민국 전자산업 발전에 이바지하셨던 강직한 기업가셨고, 사람을 사랑하고 따뜻한 손길을 주셨던 후원자”라며 “젊은 창의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회장님의 말씀처럼 해동첨단공학관이 젊은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이 가득한 인재들에게 첨단과학기술의 디딤돌이 되고, 경계를 넘어 세상의 변화에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게 깊은 인상을 준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도 이날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는 “2019년 김정식 회장님께서 제가 MIT와 옥스퍼드대에 인공지능의 윤리적 연구를 위해 기부한 것에 영감을 받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감동받았다”며 “서울대 해동첨단공학관이 대한민국에서 AI 발전이 가져올 기회와 위기 연구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