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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호 2020년 4월] 뉴스 모교소식

“인공지능은 의사의 조력자” 134개 피부병 진단 AI

나정임 피부과 교수팀 개발, 의사 진단시 정확도 높여줘

“인공지능은 의사의 조력자” 134개 피부병 진단 AI

나정임 피부과 교수팀 개발
의사 진단시 정확도 높여줘




나정임(의학99-03·사진) 분당 모교 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이 134개의 피부병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한승석(의학98-02) 아이피부과 원장, 장성은(의학91-95)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박일우 전남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공동 참여했다.

134개 피부질환에는 검버섯으로 오인하기 쉬운 기저세포암과 아토피피부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포진상 습진 등 까다로운 질환을 포함해 흔히 발생하는 피부병의 대부분이 포함됐다. 기존에 한 글로벌 기업이 20여 개의 피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지만 100가지가 넘는 피부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딥러닝 기반으로 합성곱 신경망(CNN)이라는 특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인공지능에 22만장에 달하는 아시아인과 서양인의 피부병변 사진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피부과 전문의보다는 못하지만 레지던트와는 동등한 수준으로 피부암을 정확하게 진단했다. 항생제 처방 같은 일차적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134개의 질환을 분류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을 때 피부과 레지던트와 전문의의 피부암 진단능력이 향상했을 뿐만 아니라 비의료인의 감별 능력도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피부과 레지던트 26명과 전문의 21명이 3,501개의 사진 자료를 진단한 결과 단독으로 진단했을 때 민감도는 77.4%였으나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판독했을 때 86.8%로 높아졌다. 비의료인 23명이 피부암을 감별하게 했을 때는 47.6%에 불과했던 민감도가 인공지능을 사용했을 때 87.5%로 2배 가량 상승했다.

나정임 교수는 “AI의 정확성은 사진의 초점, 구도 등에 따라 영향 받기는 하지만 인간의 지성이 보완할 수 있는 것”이라며 “향후 의료계에서 AI와 의사는 서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의사의 진단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국제 피부연구학회지 JID(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연구 결과를 싣고 인공지능 연구자들과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웹사이트(modelderm.com)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