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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호 2023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유튜버: 만물의 ‘스토리’ 전해요, 조수빈 아나운서의 '조수빈TV'


화제의 동문 유튜버

조수빈TV  조수빈(언어00-05) 아나운서

가구, 자동차, 아파트…만물의 ‘스토리’ 전해요




뉴스 진행석에서 보던 그 사람이 맞나 싶다. 유려한 말솜씨는 여전한데 더 정겹고 편안하다. 한 주제에 집중하는 게 왕도라는 유튜브에서 조수빈 동문은 자동차, 아파트, 가구, 인물 등 다종다양한 관심사를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말그릇에 담아내 구독자 9만명을 모았다.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유튜버' 조수빈 동문을 만났다. 

-'살아가면서 관심 있는 모든 주제'를 다룬다고 하셨어요. 흔히 말하는 유튜브 성공 법칙과 다른데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 성향이나 아나운서라는 직업 자체가 한가지에 몰두하기 보다는 여러 방면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기본 컨셉 하에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요. 사실 전업유튜버가 아니기 때문에 올리는 횟수가 많지는 않은데요. 같은 주제를 다른 식으로, 예를 들어 아파트 얘기를 하더라도 부동산 관점이 아니라 그 속에 얽힌 문화적인 이야기를 함께 곁들여서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뉴스에서만 저를 보신 분들이 많은데 저의 자연인스러운 모습을 좋아하시는 느낌입니다."

-맞아요. 모든 주제가 '스토리텔링'으로 꿰어지지요. 가구도, 자동차도, 좋은 집도 술술 이야기로 푸니까 정말 재밌던데요.  
"어떤 물건을 살 때 오래 고민하고 공부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희집은 늘 비워져 있는 편인데요, 예를 들어 의자 한 점을 사려고 해도 의자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저의 예산 안에서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을 정확히 안 다음에 구매합니다. 세면대에 붙은 수도꼭지를 봐도 그렇고요. 동네 오래된 아파트를 볼 때도 누가 어떤 의도로 지었을까? 어떤 스토리가 담겼을까? 책을 읽어봅니다. 그러다보니 어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사물에 대한 잡학다식이 많이 생겼어요."

-모든 기획을 직접 하신다고요. 어려움은 없으세요. 
"일단 여러 편을 만들 수 없어요. 채널이 빠르게 성장하려면 매달려서 하거나 전문인력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요. 전 기본적으로 빨리 만들 수 없는 구조다보니 PD랑 둘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개인적인 지식은 많이 늘었고요. 제가 방송이나 다른 활동 때문에 바빠서 양적질적으로 더 많이 더 깊게 하지 못 해 늘 아쉬워요. 새해에는 좀 달려보려고 합니다."

-잘 만들어진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애착이 강해 보입니다. 특히 해박한 자동차 지식은 마니아들도 놀랐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차 하나를 살 때도 브랜드를 모조리 공부하고 책을 읽어보고 직접 만져봐요. 원래는 10년 넘은 제 차를 바꿀 생각에 영상을 한번 올려봤는데 반응이 좋아서 한동안 영상을 제작했었는데요. 단순히 신차 소개는 아니었고 차 산업이나 미래차 이야기도 들려드렸죠. 2차 전지산업에 대해 눈을 떠서 직접 주식을 사기도 하고요. 다만 애석하게도 저는 올해로 13년차에 접어든 제 차를 계속 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자동차 영상을 제작하지 않게 되었네요. 제 호기심과 맞닿아 있는 주제가 있다면 또 기획해 볼 수 있겠죠."





한국의 아파트에 대해 얘기한 영상의 인기가 높다. 각각 반포 주공아파트(위)와 잠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아래)에서 찍은 영상 캡처.   


-기억나는 '빈둥'(구독자 애칭)님들의 댓글이 있다면요.
"최근에 뉴스앵커로서는 쉬어기로 결정하고 영상에 속마음을 이야기했어요. 23살에 KBS에 입사해 9시 뉴스나 시사프로를 많이 진행했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뒤에도 채널A와 인연이 닿아 메인뉴스를 진행했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뉴스앵커로 각인해주셔서 매우 감사해요. 저도 참 보람있게 일했고요.
다만 성정이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뉴스를 할 때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뉴스는 슬프고 비참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니까요.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앵커로서 경력을 이어갈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쉼표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 뉴스를 좋아해주셨고 응원해주셨다는 것을 댓글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사실 제 진짜 성격은 유튜브 속의 자연스런 모습이긴 한데요, 또 일이 바쁘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대중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처 챙기지 못하고 달려왔거든요. 댓글에서 따뜻하게 말씀 주시고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답니다. 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했고 잘 추슬러서 또 좋은 모습으로 시청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조심스럽지만, 유튜브로 수익도 발생하는지요. 
"제 채널은 가성비가 아주 좋은 채널이에요. 촬영횟수가 많지 않고 제작인력이 PD 1명이거든요, 하하. 백만 유튜버 같은 분들과 비교할 건 아니지만, 저의 이미지나 사물을 다루는 방식을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영상 제작 제안이 들어오는 편입니다. 유튜브 수익만 두고 봤을 때는 전업할 정도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따져보면 알찬 채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영상 속 제 모습을 모고 다른 섭외가 진행될 때도 많고요.

-'유튜브를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한테 선택받는 방송만 해야 하니, 지금처럼 세상만사에 호기심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셨죠. 
"네. 그동안은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갖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보도국이나 제작국에서 저를 진행자로 선택하면 그 프로그램에 맞는 옷을 입었어요. 예능을 할 때는 발랄하게, 뉴스를 할 때는 진중하게 이런 식으로요. 물론 저는 서울대 동문들이 대부분 그렇듯 모범생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했고 조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진행자란 모든 밥상이 차려지고 최종적으로 세팅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작이란 큰 관점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어요. 제가 작지만 제 채널을 직접 운영해보면서 작가나 PD같은 기획자들의 고충을 느끼게 되었어요. 또 제가 생각했던 영상이 ‘떡상’을 하면 짜릿하고 잘 될 줄 알았던 영상이 흐지부지할 때도 있잖아요. 사람들의 마음을 잡는다는 것은 매끄럽게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 언젠가는 공영방송 종편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방송업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꿈을 갖게 되었어요." 

-10만 채널이 코앞이에요.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지금까진 제가 고정업무가 많아서 유튜브를 빠릿빠릿하게 끌어갈 순 없었어요. 새해가 되면서 뉴스를 비롯해 많은 일들을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단순히 제 관심사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것들을 알쓸신잡 같은 형태로 깊이 있게 전해드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올해는 ‘서울대’에 대한 영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4년동안 다닌 학교라 큰 감흥이 없었는데, 사회활동하면서 다른 분들이 보시는 서울대는 큰 경험이더라고요. 동문님들 많이 도와주세요. 봄날 예쁜 캠퍼스에 카메라 들고 찾아가겠습니다."

▷'조수빈 TV'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josubi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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