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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호 2022년 12월] 뉴스 모교소식

아직도 서울대 국제화에 가장 큰 걸림돌 ‘언어’

서울대 부문별 중장기 발전계획 ④국제화·사회공헌
아직도 서울대 국제화에 가장 큰 걸림돌 ‘언어’ 
 
서울대 부문별 중장기 발전계획 ④국제화·사회공헌
 


매년 세계대학평가 결과에서 모교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는 부문이 있다. 국제화다. 그간의 국제화 사업을 통해 모교의 외국인 전임교원과 외국인 유학생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국제협력본부의 국제교류사업도 활발하다. 그러나 모교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자평한다. ‘서울대학교 중장기 발전계획(이하 발전계획)’에선 “양적 지표 중심의 접근보다 서울대 전체의 체질이 국제화되는 ‘질적 국제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짚었다. 미래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서 국제화와 사회공헌을 연계해 한 챕터를 꾸렸다. 

발전계획은 국제화·사회공헌 분야의 발전 과제를 두 축으로 나눴다. 한 축은 ‘방향’으로 인바운드-아웃바운드가 있다. 외국인 학생·교수 등을 유치하는 것이 인바운드다. 그간의 모교 국제화가 집중한 방향이기도 하다. 반대로 학내 구성원이 해외 연수·봉사 등을 다녀오는 방향은 아웃바운드다. 다른 축은 ‘대상’으로 개도국-선진국이다. 이 두 축을 기준으로 발전 과제들을 네 종류로 분류했다. <위 그림 참고> 

‘선진국 인바운드’는 해외 선진대학의 교수 및 학생이 서울대학교로 들어오는 것이 목표다. 발전계획은 서울대와 국외 저명한 교수진이 강의하는 외국 학생과 서울대 학생이 수강하는 ‘국제여름학기’ 신설을 제안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 학생들이 서울대의 교육을 체험하고 대학원 진학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인재의 선발과 교육, 적응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학부 신설안도 내놓았다. 외국인 학생 교육 부문 발전계획에서 언급한 ‘3학기 제도’를 도입하면 선진국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서울대를 택하거나 여름학기 수강을 하는 데 용이하다. 

‘선진국 아웃바운드’ 프로그램은 서울대 교수, 학생, 직원들에게 해외 선진대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국제적 경험을 가능한 한 빨리, 많이 쌓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재 SWP(SNU in World) 프로그램과 교환학생 등의 프로그램이 있지만 해외 수학 프로그램을 모든 학생에게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개도국 인바운드 프로그램’은 개도국 인재를 서울대에서 교육하는 것이다. 매년 100명에 가까운 개도국 엘리트 공무원들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초청돼 대학원 교육을 받고 있다. 이렇게 모교와 연을 맺은 모교 유학생 또는 동문 출신 개도국 고위 공무원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도국 공무원과 차세대 지도자 대상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안을 내놨다. 서울대가 주도하는 ‘한국형 미네소타 프로젝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개도국 아웃바운드 프로그램’은 서울대 교수와 학생이 개도국 선진대학으로 나가는 것으로, 국제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모교의 지식을 활용해 개도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발전계획은 “개도국과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사업은 국제화 사업인 동시에 서울대의 국제적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모교는 이런 국제화와 사회공헌을 적극적인 일부 구성원만이 아닌 구성원 전체가 필수적인 항목으로 여기고 체질화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국제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장벽’이라고 짚으며 ‘무늬만 영어’가 아닌 내실 있고 집약적인 영어 강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구성원을 위한 대학 시스템의 국제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구성원에게 공개하는 본부와 단대, 학과의 모든 공문과 공식 이메일은 한국어와 영어 두 버전으로 작성하는 것을 규정으로 정해야 한다”고 썼다. 현재 총장 담화문과 보직교수 서한 등에 영문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봉사교과목이 있지만, 수강생 인원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발전계획은 사회봉사교과목을 졸업요건으로 지정해 학부생 전원이 한 번은 반드시 수강하게 만들고, 학년별로 전공과목이 연계·심화되듯 사회공헌 과목도 전 학년에 걸쳐 나선형으로 설계하자고 제안했다. 관악, 연건, 평창, 시흥캠퍼스 등 여러 지역에 시설이 산재했지만, 해당 지역사회가 서울대에 갖는 인식은 우호적이라고 볼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멀티캠퍼스 인근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동문도 역할이 있다. 발전계획은 “다른 대학에 비해 동문 결속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지만, 많은 동문이 학교 활동과 발전에 관심 있으며, 공동체에 기여하는 서울대의 사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학 사회공헌은 이러한 동문들이 서울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이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문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재학생에게 나누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문 결속력이 다져지고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본회 김종섭 회장이 글로벌사회공헌단과 협력해 동문 사회공헌 활동을 구상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