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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호 2022년 8월] 뉴스 모교소식

배우자 사별 후 치매 위험 증가 확인 

뇌 백질 변성 유의하게 증가

배우자 사별 후 치매 위험 증가 확인 


노년기에 경험하는 배우자 사별과 치매 위험 증가 간 연관성을 뇌의 병리적인 변화를 통해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동영(의학86-90) 모교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지욱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결혼 경험이 있는 61~90세 노인 31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은 전체 연구 참여자 중 연령과 성별을 고려해 선정한 그룹을 배우자 사별군(59명)과 대조군(59명)으로 나눠 MRI와 PET 검사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뇌 위축 및 혈관성 변화를 관찰한 결과 배우자 사별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뇌 백질 변성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인지와 기억에 중요한 뇌 백질은 MRI 영상에서 뇌 중심부 옆으로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다. 백질에 퍼진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는 뇌 백질 변성이 클수록 치매와 뇌졸중 발병 위험이 커진다. 연구결과 뇌 백질 변성은 고령에 사별을 겪은 경우 더욱 심해졌다. 치매와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 현상도 배우자 사별군에서 두드러졌다. 

그간 배우자 사별에 따른 스트레스가 우울증, 심혈관질환, 치매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결론을 얻은 연구는 다수 있었다. 그러나 뇌의 병리적인 변화를 직접 확인해서 연관성을 확인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높다고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 침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사별 경험을 제외한 혈관성 뇌 손상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이므로 이런 요인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한 노력이 사별 경험과 연관된 치매 발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공의료 차원에서도 배우자와 사별한 노인에 대해선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및 임상 신경과학’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