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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호 2022년 1월] 뉴스 모교소식

5급공채 합격 강민영씨 “교육행정가 꿈 격려해준 총동창회 장학금”

시각장애인 첫 5급공채 합격 강민영(교육 4년)씨 인터뷰

“교육행정가 꿈 격려해준 총동창회 장학금”
 
시각장애인 첫 5급공채 합격 강민영(교육 4년)씨 인터뷰





“교육행정 공무원이 되어 어려운 사람들의 교육에 기여하겠다”. 지난해 시각장애인 최초로 5급 공채에 합격, 교육행정 수석을 차지한 재학생 강민영(교육 4년)씨가 2015년 모교에 입학하면서 밝혔던 포부다. 일일이 교재를 입력해 점자로 변환한 부모님의 정성, 지문이 닳도록 그것을 읽고 공부한 노력 끝에 강씨는 꿈을 이뤘다. 본회 장학생이었던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총동창회를 비롯해 자신을 격려하고 도운 이들에게 거듭 감사를 전했다. 
 
-오랜 꿈을 이룬 소감이 어떤가. 
“다양한 특성의 학습자들이 균등하게 교육받도록 도와주고 싶어 교육행정가를 지망했고, 오랜 시간 한 가지 목표를 항해 노력했다. 합격 후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는 기쁨으로 가슴이 벅찼다. 공직사회의 일원으로 교육정책을 집행한다는 기대감, 두려움도 있다.”

-맹학교 시절 어린이 국회에서도 특수교육 관련 발의를 했던데.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막연히 좋아하는 책을 많이 읽고 싶어 어린이 국회에 참여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꿈이 구체화됐다.” 

-교육학 공부가 즐거웠을 것 같다.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지식을 쌓는 과정이었다. 교육에 대해 더 폭넓게 생각할 수 있도록 김동일 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이끌어 주셨다. 수업 방식이나 시험, 강의자료에 대해 메일로 여쭙곤 해서 번거로우셨을 것 같다. 그럼에도 여러 교수님께서 적극 지원해 주셨다.” 

-모교 장애학생지원센터에도 감사를 전했다. 
“캠퍼스가 넓어서 혼자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 이동 및 생활 도우미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한소네’라는 점자정보단말기도 대여해 주셨다. 점자로 문서 작성, 편집,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기기다. 수업 교재 준비, 시험 조정 등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았다. 항상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신 임희진 전문위원님과 박진희 선생님, 관계자님께 감사드린다.”

-다년간 총동창회 장학금을 받았다. 수여식에도 늘 참석했다고. 
“입학 당시 훌륭한 동기들 사이에서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싶던 내게 총동창회에서 주신 장학금은 ‘잘 하고 있다’, ‘잘 할 수 있다’는 격려였다. 최선을 다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해줬다.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신 고 신명규·박관호 선배님께 감사하다. 대학생활 중 들을 기회가 없던 교가도 여러 번 장학금을 받으면서 외우게 됐다.”  

-졸업반인데 대학시절 추억이 있다면. 
“동아리 같은 활동을 못해서, 학과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 가장 좋은 추억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입학 후 맞은 첫 생일에 동기들이 축하 메시지를 점자로 출력해준 것. 고등학교까지 특수학교에 다녀서 대학생활에 걱정이 앞섰는데, 과 정원이 적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생활했다. 먼저 다가와준 교육학과 동기들 가은, 다솜, 서현, 수민, 수빈, 원진, 은, 정욱, 지윤, 진형, 태영, 현지, 혜원, 그리고 동기들과 모임이나 학과 MT, 과방에서 만나면 항상 반갑게 먼저 인사해준 선후배님들, 모두 감사하다.”

-애독가가 좋아하는 책이 궁금하다. 
“고등학교 때 읽은 ‘페어 소사이어티: 기회가 균등한 사회’.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공정한 사회에 대해 생각을 밝힌 책이다. 공무원으로서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지 계속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언제 입직하나.  
“다음달 졸업 후 5월에 연수를 받고 하반기부터 일한다. 서울대 동문으로 부끄럽지 않은 공직자가 되어 우리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