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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호 2021년 6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동창회장은 자기 돈 쓰며 봉사하는 자리”

홍형옥 생활대동창회장 인터뷰
신임 단대동창회장 인터뷰

“동창회장은 자기 돈 쓰며 봉사하는 자리”

홍형옥 (가정관리69-73)
생활대동창회장, 경희대 명예교수





“여고 동창회에 5년여 동안 참여하면서 ‘동창회장은 자기 돈 써 가며 봉사하고도 칭찬받긴 힘든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망설였지요. 그러나 가정대학 1회 졸업생이 꼭 동창회장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고문님들 말씀과 모교 출신으로서 그동안 누렸던 것에 대한 빚을 조금은 갚아야겠다는 마음에 회장을 맡았습니다.”

4월 17일 제30대 생활대동창회장에 취임한 홍형옥(가정관리69-73) 경희대 명예교수는 재직 시절 기 대표를 지냈고 26대 회장단 때 부회장으로 봉사했다. 출신 여고의 동기회장을 지낼 땐 걷기, 합창, 라인댄스, 전시회 관람 등 다양한 취미를 주제로 ‘평생 가는 동호회’를 여럿 만들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동창회 운영을 함께 짊어진 30대 임원진들이 기꺼이 즐겁게 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볼 참이다.

“대학 동창회는 같은 대학 안에서도 전공이 갈리고, 줄곧 가까이 지낸 사이가 아니면 선후배 간에도 배려가 있을 뿐 친구가 되긴 어렵죠. 공통의 추억을 나누기보단 각자의 개성을 간직한 채 동창이라는 정체성만 있어서 후배들한테도 말을 놓기가 망설여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 회비도 척척 내고, 홈커밍 장학금 목표액도 척척 모아 달성합니다. 서울대 동창이라는 정체성이 참 대단해요. 전문가 선후배의 특강을 듣거나, 소풍을 기획해 참여의식을 높여온 전통을 이어받아 더 많은 동문들이 참가하도록 홍보하고, 카페나 밴드를 만들어 기록할 생각입니다.”

생활대동창회는 10여 년 전부터 매년 9월 열리는 졸업 30·40·50주년 홈커밍데이 때 ‘생활대 홈커밍 장학금’을 모금하고 있다. 이미 1억짜리 기금 5개가 조성됐으며 계속 추진 중이다. 홍 회장은 “십시일반 모은 돈을 총액으로 전달하는 까닭에 개인별로 기여하고 싶은 동기가 묻히는 것 같다”며 홈커밍 장학금에 대한 개선책으로 모교 발전기금 홈페이지에 가칭 ‘생활과학 인재양성 기금’ 코너를 만들어 상시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임원 회의에서 더 논의할 사안이지만, 모금에 참여하려는 동문 개개인의 동기를 더욱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의 우리 동창회는 역대 회장님들의 열정이 쌓여 온 것입니다만, 제가 26대 부회장을 지냈기 때문인지 최명진(가정교육65-69) 당시 회장님의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과별로 연 1회 행사를 기획해 과별 친목의 기회를 활성화하셨고, 동문 골프대회를 처음 개최해 친목 행사를 확대하셨지요. 홈커밍데이 때 30, 40, 50주년을 맞이하는 동창들이 과별로 1,000만원 정도씩 모아 모교에 기부하도록 하셨던 게 오늘날 생활대 홈커밍 장학금이 됐고요. 가정대 창립을 주도했던 장명욱 교수님을 기려 ‘장명욱 특지장학금’을 만들기도 하셨죠.”

생활대 동창회의 시작은 사범대학 가정교육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목련회’다. 그 후 1969년 가정관리학과, 식품영양학과, 의류학과로 분화돼 가정대학이 설립됐고, 1997년 생활과학대학으로 이름을 바꾸는 동안에도 목련회로 활동했다. 그러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2019년, 29대 동창회 때, 다른 단과대학과의 통일성 차원에서 ‘생활과학대학동창회’로 개칭했다. 생활대동창회는 1956년 발족했으며 약 8,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여느 동창회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회원들도 졸업하고 30년은 돼야 동창회에 관심을 갖게 되는 점,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모임이 곤란한 점 등이 난제로 꼽힙니다. 서너 명씩이라도 각기별 연결고리를 만들어 이를 모태로 모임이 활성화되도록 독려할 방침이에요. 소통 및 회의는 카톡과 줌으로 이뤄지고요. 동창회 관련 단톡방만 4개가 있죠. 하루 빨리 정상화돼 동문 여러분을 직접 만나고 싶습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