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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호 2020년 5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비동문 교수도 가입시켜 외연 넓힐 것”

약대동창회장 심창구 모교 약대 명예교수


“비동문 교수도 가입시켜 외연 넓힐 것”




약대동창회장
심창구(제약67-71) 모교 약대 명예교수



지난 2월 14일 열린 약학대학동창회 상임위원회에서 심창구(제약67-71) 모교 약대 명예교수가 제25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4월 23일 약학역사관 연구실에서 만난 심창구 회장은 전임 최규팔 회장의 3년 선배가 후임 회장이 돼 “자칫 동창회가 고령화되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하면서도 “30년 동안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해온 만큼 젊은 동문들을 많이 알고 있다”며 더 젊어진 동창회를 자신했다.

“최근 한 달여 동안 회원명부를 꼼꼼히 살펴 자문위원, 부회장, 이사 등을 새로 선임했습니다. 동창회 임원이라고 하면 으레 원로 동문을 떠올리는 고정관념부터 깨려고 노력했어요. 부회장은 1990년 졸업 동문까지, 이사는 2003년 졸업 동문까지 폭넓게 영입해 스펙트럼을 확 넓혔죠. 어렵사리 동창회 행사에 참석했는데 한참 선배들만 있으면 젊은 후배들에겐 어려운 자리가 되기 쉽거든요. 젊은 임원들을 연결고리로 해서 젊은 동문들의 참여를 끌어올리려고 합니다.”

심 회장은 또 학부 졸업생만 동창회원으로 가입시켰던 기존 회칙을 개정해 석사 및 박사 학위 졸업생도 동창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대’라는 울타리에 애착이 강하고 전공 관련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대학원 졸업생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방침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비동문 모교 약대 교수들을 동창회 특별회원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약대에 타 대학 출신 교수가 현재 16명이에요. 이분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동창회 모임에 제자들의 참석을 독려하기란 껄끄러운 구석이 없지 않죠. 모교 약학교육연수원 수료자도 준회원으로 가입돼 있는데, 대학원 졸업생과 비동문 교수들을 동창회에서 소외시켜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동창회의 외연을 넓혀갈 계획이에요.”

정년을 몇 해 앞두고 모교 약학역사관 명예관장을 맡아 ‘서울대 약대 100년사’, ‘한국 약학의 아버지 녹암 한구동’, ‘대한민국 약학박사 1호 대하 홍문화’ 등을 발간한 심 회장은 “돌이켜 보면 이런 일들이 다 동창회와 연관된다”며 모교와 동창회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직 교수 시절 서울대 약학 역사관 사업의 일환으로 21동 4층 동창회 홀에 역대 약대 교수들의 사진을 전부 구해 전시한 것에 이어 동창회장으로서 “모교 역사 뼈대 세우기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대 동문들의 저서·역서·편서 등을 약대 역사관에 비치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심 회장은 서울대인으로서의 사명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모교 출신들은 선망과 질시를 동시에 받기 때문에 처신을 조심해야 합니다. 스스로 자랑하기보다 남이 먼저 인정하게끔 ‘빚진 자’의 몫을 다해야 해요. 동창회 또한 우리끼리 카르텔을 형성해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됩니다. 친목을 도모하되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죠. 그런 측면에서 약대동창회는 ‘제약관악포럼’을 매년 개최해 약업 현장의 목소리를 학계가 듣고 교육에 반영하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서울대가 전 국민의 사랑과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동문들이 제 역할을 잘해줬으면 합니다.”

1957년 설립된 약대동창회는 약 6,7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정기총회, 홈커밍데이를 비롯해 바둑 및 골프대회 등을 매년 개최한다. 약을 공부한 만큼 마음이 따뜻한 동문이 많고 동문 간 사회적 신분 격차가 크지 않아 단합이 잘된다. 약대 동문들은 모교 신약개발센터 건립 비용을 지원한 데 이어 현재 공사 중인 약대 20동 재건축에도 59억여 원을 모아 전달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