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호 2024년 11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입 닫고 지갑 열어 모이는 재미 느끼게 할 것”
공대동창회 남민우 (기계공학80-84) 다산네트웍스 회장
“입 닫고 지갑 열어 모이는 재미 느끼게 할 것”
공대동창회
남민우 (기계공학80-84) 다산네트웍스 회장
“지난 10월 26일 공대동창회 동문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김영오(토목공학85-89) 학장이 ‘수월, 융합, 창의의 학문공동체’를 공대 비전으로 내걸고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교육 등을 제시하셨죠. 동창회가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구나, 학교 발전을 위해 밀고 당기고 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모교 학장을 힘껏 돕는 동창회장이 되겠습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이 9월 30일 제21대 공대동창회장에 취임했다. 모교 졸업 후 대우자동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1년 창업에 뛰어들어 Korea Ready System, 1993년 다산기연, 1998년 다산알앤디를 설립했으며 2000년 다산네트웍스를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2년 10월엔 기계동문회 회장을 맡아 이끌었다. 남 신임회장을 11월 4일 판교에 있는 다산네트웍스 회장실에서 만났다.
“기계동문회 회장 때 재학생을 대상으론 ‘비즈니스&창업포럼’을, 동문들을 대상으론 ‘동문 기업인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사업가인 제 장기를 살려 대기업 취업이나 교수로 나가는 게 디폴트 값이 된 후배들에게 창업의 길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기업인 모임에선 친목도 다지고 정보도 교류하고요. 이 두 가지를 공대동창회 단위로 활성화할 생각입니다. 덧붙여 골프·등산·여행·자전거 등 각 과 동창회마다 활발히 운영되는 모임 또한 더 활성화시켜 공대동창회 차원으로 확대해보려고요.”
7만3000여 회원을 보유한 공대동창회. 규모가 큰 만큼 학과나 학부 단위동창회 같은 끈끈한 소속감을 단대 차원에서 불어넣는 게 어려운 과제다. 남 회장은 기계동문회 회장 시절 골프 소모임 ‘기우회’를 활성화해 학과 단위로 확대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공대라는 풀(pool)을 직접 접근할 게 아니라 각 과 동창회를 활성화해 잘하는 점을 더 살리고 서로 배우게 하면서 공대동창회 전체를 결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동문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각 과 동창회장을 결속시키는 게 먼저라고.
학과, 기수 단위동창회 모임부터 활성화해 단대동창회까지 올라오려면 금전적인 지원도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묻자 남 회장은 “그게 동창회장이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내가 가서 즐거워야 그 모임 참석하는 겁니다. 아무리 외로워도 잔소리 듣고 피곤해지면 안 가요. 벤처기업인 축구모임 ‘대도FC’도 제가 앞장서진 않지만, 잘 운영되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여러 친목 모임 중 하나죠.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 모이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보이지 않는 손 같은 역할을 제가 많이 합니다. 전임 동창회장 모임도 새롭게 만들려고 해요. 동창회에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는 동시에 운영의 묘를 살리는 데도움이 될 겁니다.”
남 회장은 축구뿐 아니라 골프·당구·스쿼시·패러글라이딩 등 5가지 스포츠를 즐긴다. 스스로 ‘노올자교 교주’라 부를 만큼 취미가 다양하다. 잘 사는 방법을 찾다 도덕경에 심취, 직접 한글과 영어로 번역해 책을 내기도 했다.
“서울대인이 공부 머리 탁월한 건 다 알아요. 그러나 일 머리, 인생 머리는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도덕경에서 인생 머리의 힌트를 찾았죠. 졸업 후에도 공부를 멈추지 않고 일 머리, 인생 머리 트기 위해 노력하는 동문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행복해야 함께했을 때 더 즐거운 모임이 될 수 있거든요.”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