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04호 2020년 3월] 뉴스 본회소식

장학생이 보내온 편지 ② 이다정(의학16입) 재학생

“국제 보건전문가 꿈 지켜준 장학금”
 장학생이 보내온 편지 ② 

“국제 보건전문가 꿈 지켜준 장학금”

이다정  의학 16입


제가 서울대에 진학했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내전지역에 있는 59만명의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언론을 통해 보도했습니다. 죽은 어린이뿐 아니라 시름시름 앓고 있는 어린이들까지, 이 수많은 아픈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답답해 하고 속상해 하는 부모와 친척들은 더욱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입니다. 어른뿐 아니라 친구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포함한 NGO와 WHO, UNHCR 같은 국제기구에서 원조를 하며 사망하는 인구를 줄이려 하고 있지만, 전쟁은 반복되고 이들을 치료할 의료인력 또한 부족합니다. 

본래 국제기구에서 보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어 의대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렇게 들려오는 소식에 더욱 마음 아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국제보건 분야에서도 내전 등 전쟁 상황에서의 보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학부 때부터 관련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저의 꿈을 바라보며 달려왔지만, 가정 형편이 좋지 않으면서 이러한 꿈이 단순한 ‘꿈’이지 않을까 많이 좌절하고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정 형편을 핑계 삼아 꿈을 접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장학금을 받기 전, 아르바이트를 통해 가족 생활비를 벌면서 공부했습니다.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점이 아쉬웠고, 자는 시간을 아껴도 절대적인 공부하는 시간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하루하루가 힘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관악회 장학금을 통해 공부시간을 조금 더 가질 수 있었고, 제 꿈과 용기를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에게는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될지 몰라도, 저 개인적으로는 한 달 한 달 너무나 소중하게 사용한 장학금이었습니다. 선배님들 덕분에 앞으로 더욱 많이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굳건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한 마디가 너무나 가볍고 쉽게 들릴 수 있지만, 진심을 담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졸업하고도 장학생이었음을 잊지 않고, 더 많이 베풀고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나누는 사람, 부끄럽지 않은 장학생으로 남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