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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호 2019년 8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김형산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업체 ‘스윙’ 대표

“만원버스 환승 대신 킥보드 어때요”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업체 김형산 ‘스윙’ 대표


“만원버스 환승 대신 킥보드 어때요”


대중교통으로 모교 관악캠퍼스에 갈 때, 대부분 서울대입구역이나 낙성대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한다. 곧 끝날 것 같았던 통학 및 통근 거리가 20분 연장되고 만원버스 안에서 타인과 부대끼며 힘겹게 힘겹게 언덕을 오른다. 매일 겪으면서도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 불편. 기왕에 가야 할 길이라면 최대한 편하게, 조금은 재밌게 가는 방법이 없을까. 봄꽃이 만발하던 시기와 맞물려 교내외에 널리 퍼진 ‘스윙’의 전동킥보드는 서울대 구성원들의 이러한 고민에 답이 돼주고 있다. 김형산(경제05-11) 스윙 대표를 지난 7월 19일 신양인문학술관에서 만났다.

“이 사업으로 돈 많이 벌겠다는 욕심 없습니다. 수익과 비용을 합쳐 0을 유지하더라도 학교 안팎에서 모교 재학생들이 스윙을 즐겨 타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편해요, 좋아요’하는 평가를 받는다면 더욱 좋고요. 학창시절 직접 겪어봐서 잘 아는 불편인 만큼 후배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싶습니다.”

관악캠퍼스 안팎에 깔린 스윙의 전동킥보드는 6월초 기준 200여 대에 이른다. 100대도 많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사용자들한테는 되레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건국대와 세종대가 위치한 뚝섬·성수 지역에도 150여 대의 전동킥보드를 운용하지만, 서울대만큼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곳은 흔치 않다는 게 김형산 동문의 설명.

“운행 데이터를 살펴보면 모교 재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타 대학 교내외에 배차된 전동킥보드는 방학기간 운행률이 뚝 떨어지는 데 비해 모교에 배차된 전동킥보드는 학기 중과 거의 똑같은 횟수로 운행되고 있어요. 운행경로도 대개 등교 시간엔 지하철역에서 학교로, 하교 시간엔 학교에서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는 등 일관성을 띠죠. 일과시간 중엔 교내에서 운행되는 비중이 높고요. 고장난 킥보드를 발견하면 신고해주는 등 다른 지역 사용자들에 비해 매너까지 훌륭합니다.”

모교 안팎에 200대, 1분에 200원
최대속도 20km, 사고예방에 만전

스윙은 빠른 실행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2019년 1월 말 출범해 이제 갓 7개월 된 신생 스타트업이지만 준비기간 4개월 만에 서비스를 론칭했고 300대로 시작해 두 달 만에 600대로 증차했다. ‘킥고잉’, ‘고고씽’ 등 경쟁업체들이 강남, 판교, 홍대, 이태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홍보 및 노출 효과에 중점을 두고 킥보드를 운용하는 데 비해 스윙은 이동수단으로서 제 몫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을 우선 선정한다. 남다른 운영의 자신감은 모빌리티 분야에 전문화된 김 동문의 커리어에 있다.

“인시아드 MBA에 입학해 2013년 10월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요즘 택시업계가 ‘타다’에 저항하는 것처럼 당시 파리에선 ‘우버’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했죠. 그때부터 모빌리티 서비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르노닛산 자동차의 모빌리티를 담당했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 이직 후엔 너무 바빠 여가를 즐길 틈이 없었고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즐겨보자는 취지로 멋진 고급 오토바이를 구매해 타고 다녔어요. 생각해보면 ‘탈 것’이 레저 혹은 패션 아이템이 아니었던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Move with Style’이란 스윙의 모토가 여기서 비롯됐죠.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폼나게, 즐기며 가자는 취지의 브랜딩입니다. 1분에 200원, 학생은 20% 할인해줘요.”

김 동문은 시험기간 밤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무료 시승 혜택을 주거나 안전한 운행문화 정착을 위해 헬멧 착용 캠페인을 벌이는 등 모교 구성원들에게 사랑받는 퍼스널모빌리티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실현되려면 학교와의 협력이 절실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학교 측에선 만에 하나 발생할 사고를 우려해 잘 만나주지 않는다고.

“사람이 탔을 때 스윙의 최대속도는 시속 20㎞ 이하입니다. 자전거보다 느리거나 비슷할 뿐이에요. 4만 회 운행 중 사고는 단 한 건이었고, 국내 서비스업체 중 유일하게 KC 안전인증을 받은 킥보드를 사용하며, 모두 보험에 가입돼 있습니다. 염려하시는 바는 이해되지만 서울대가 퍼스널모빌리티 분야의 정착에도 선도적 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