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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호 2019년 8월] 뉴스 기획

외국인 학생 1996년 100명→2018년 2000명

국제화 지수 높아지는 서울대



외국인 학생 1996년 100명→2018년 2000명

국제화 지수 높아지는 서울대



지난 7월 18일 언어교육원 주최로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어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학생들. 매년 3,000명 가량의 어학연수생이 모교를 다녀간다.


까다로운 심사 거친 외국 학생들 자부심…타대와 달리 공학도 많아


매년 재학생 1,000명 해외로

중국 미국 캐나다 베트남 순 

국내 학생들 단기 연수 선호



대학의 국제화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된 지 오래다. 2000년대 들어 국내 대학들은 대학의 수월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증진하는 핵심 전략으로 국제화를 추진해왔다. 국제화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로 나눌 수 있다. 외국인 교원과 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인바운드에, 교환학생과 연수 등을 통해 재학생을 해외로 보내는 것은 아웃바운드에 해당한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것이 성공적인 국제화라고 할 수 있다. 


2006년과 2010년 두 단계에 걸쳐 의욕적으로 국제화 사업을 추진해온 모교는 어떨까. 모교 통계연보에 따르면 1996년 모교의 외국인 학생 수는 100여 명에 불과했다. 2018년 기준 모교 내 외국인 학생은 2,000여 명이다. 1996년 20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교원 수는 2009년 100명을 넘겼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전임교원 106명, 비전임교원 118명을 합해 총 224명이다. 


해외로는 매년 1,000여 명의 재학생을 보낸다. 교환학생으로 가는 학생들과 단기 프로그램인 ‘SNU in the World’ 프로그램, 단기 연수, 해외 봉사로 나가는 인원을 모두 합친 숫자다. 2018년 기준 학부생 수(1만6,000여 명)의 10%에 조금 못 미친다. 


모교는 1,300여 개 해외 대학들과 전략적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를 유치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과 국제하계강좌를 통해 글로벌 인재가 교류할 수 있는 문도 열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세계대학평가 상에서도 국제화 점수가 꾸준히 상승해 왔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THE에서 매긴 모교의 국제화 분야 점수는 2011년 16.3%에서 2018년 35.1%까지 올랐다. 


자체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세계 대학 전체로 봤을 때 모교의 국제화 점수는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정체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모교 다양성위원회는 지난해 발간한 다양성보고서 2017에서 △외국인 교원과 학생 수 정체 △아웃바운드 교환학생의 감소 △외국어 강의 비율 답보 상태 △교원과 학생 중 한국계 외국인이 큰 비중 차지 등을 우려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국제화는 대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모교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다. 구민교(외교88-95 행정대학원 교수) 국제협력본부장은 “국제화는 서울대 학생에게 부족한 다양성을 깨우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모교의 국제화 현황을 개관하는 이번 호에 이어 학생·교원의 측면에서 3회에 걸쳐 모교의 국제화를 살펴본다.




지난 7월 모교 관악캠퍼스 후문 인근에 오는 2학기 외국인 학생 등 1,000여 명이 입주하게 될 기숙사 ‘글로벌학생생활관’이 완공됐다. 2000년대 이전 학번까지만 해도 “캠퍼스에서 외국인을 보기 힘들었다”는 동문이 많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2018년 1학기 기준 모교의 순수 외국인 재학생은 학사 197명, 석사 774명, 석박사통합 69명, 박사학위 과정 283명으로 총 1,323명이다. 지난 5년간 학사와 박사 과정은 조금씩 감소하고 석사 과정이 늘면서 꾸준히 1,300명 선을 유지해왔다. 이는 국내 대학 중 10위 수준으로 특히 학위과정 학부생 수는 타 대학에 비해 적다. 모교는 글로벌인재특별전형을 통해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정원 외로 선발하는데 지원자 대비 입학자 비율이 5~10% 내외로 입학 진입장벽이 높다. 국내 일부 대학이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로 인해 겪는 문제가 모교에선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구민교 국제협력본부장은 “외국 학생들도 이른바 ‘스카이(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알고 있다”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들어왔기에 자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문계열 유학생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타 대학과 달리 모교는 공학계열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2017년 1학기 기준 약 19%).



학생들의 출신국은 중국(35%)이 463명으로 가장 많다. 미국(81명, 6%) 캐나다(62명, 5%)가 뒤를 잇는다.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40여 명, 일본과 독일, 대만, 말레이시아, 이란에서 각각 20여 명의 유학생이 와 있다. 개도국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는 데 주력해왔다. 매년 10명 안팎으로 박사학위가 없는 개도국 대학 교원을 선발해 박사학위를 수여하는 프로그램 ‘SNU President Fellowship’도 운영하고 있다.





2019 하계 SNU 공헌유랑단이 지난 7월 네팔을 찾아 교육 나눔 활동을 진행했다. 이같은 해외 봉사 프로그램은 모교 재학생들의 국제개발협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사진=글로벌사회공헌단




최근 한류 열풍으로 인해 비학위과정의 인기도 높다.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모교를 찾은 외국인은 770명이다. 대학 간 학술교류협정에 의해 상호 학생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점을 취득하는 학생들이다. 여기에 모교 언어교육원에 등록해 수학하는 매년 3,000명 가량의 어학연수생이 있다. 여름방학 동안 국외 대학 교수와 학생을 초빙해 영어 강의를 진행하는 국제하계강좌에도 지난해 400여 명이 참여했다.


외국인 교원은 2018년 4월 기준으로 전임교원 106명, 비전임교원 118명을 합해 총 224명이다. 최근 전임교원 숫자가 정체돼 있다는 지적도 받지만 외국인 전임교원 정원(105명)을 상회한다. 출신국은 미국이 105명(47%)으로 가장 많고 중국 23명(10%), 독일 12명(5%), 일본 12명(5%), 캐나다 11명(5%) 순이다. 2017년 말 외국인 전임교원이 가장 많은 학부는 공대 19명(전체 317명의 6%), 자연과학대 19명(전체 226명의 8.4%)이었고 국제농업기술대학원은 외국인 교원이 한 명도 없었다.


재학생들에게 해외 수학 기회를 주는 아웃바운드 국제화도 활발하다. 지난해 1학기 287명, 2학기 286명의 교환학생이 파견됐다. 눈에 띄는 것은 국제협력본부가 주관하는 ‘SNU in the World’ 프로그램(이하 SWP)이다. 방학을 이용해 세계 각지에서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이론과 현장 학습을 할 수 있어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교의 대표적 아웃바운드 프로그램이다. 2012년 ‘SNU in 베이징’, ‘SNU in 워싱턴’, ‘SNU in 도쿄’의 세 종류로 시작해 지금은 모스크바, 실리콘밸리, 미네소타를 비롯한 15개 지역에 매년 300여 명이 파견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EU와 UN 프로그램을 추가해 국제기구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최근 교환학생 수가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어 SWP를 확장하고 있다”는 구민교 본부장의 설명이다. 글로벌사회공헌단이 운영하는 글로벌 봉사단 활동도 학생들의 해외 경험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인적 교류 중심으로 많은 성과를 이룬 모교의 국제화는 행정·문화 등 질적인 측면의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다양성보고서 2017에서는 “모든 구성원을 위한 문화다양성 교육의 필요성이나 외국인 학생을 위한 교과과정 개편, 행정서비스와 대학생활지원의 외국인 친화적 환경 조성 등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며 “국제화를 지원하는 기관이 다양해 유관기관별 연계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내 일부 대학은 국제처를 두고 국제화 관련 기능을 일원화했으나 모교는 외국인 학생 선발을 맡는 입학본부와 외국인 교원 임용을 담당하는 교무처, 입학·임용 후 지원을 담당하는 국제협력본부 등으로 기능이 분산돼 있다. 


유학생 수에 따라 단과대학별 국제화 편차가 크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공대는 ‘웰컴센터’라는 원스톱서비스 플랫폼을 마련해 행정과 규정, 장학금과 비자, 숙소, 보험 안내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지만 외국인 관련 프로그램이 아예 없는 학과도 있다.


국제화의 주요 지표로 꼽히는 외국어 강의 비율은 최근 5년간 15% 내외를 유지 중이다. 영어 강의가 가장 많고 독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의 강의가 있다. 그러나 대학 행정과 생활 등에서 영어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최근 대학행정교육원에서 ‘대학행정영어’ 교재를 발간하는 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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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nua.or.kr/magazine/view.asp?seq=14563&gotopage=1&startpage=1&mgno=&searchWord=&mssq=0200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