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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호 2019년 3월] 뉴스 모교소식

학·석박사 4,919명 졸업…제73회 전기 학위 수여식

방탄소년단 키운 방시혁 동문 축사


학·석박사 4,919명 졸업…제73회 전기 학위 수여식


지난 2월 26일 열린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석사 박사 총 4,919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받았다.



모교는 지난 2월 26일 모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학사 2,439명, 석사 1,750명, 박사 730명 등 총 4,919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받아 본회에 입회했다. 오세정 총장과 홍기현 교육부총장 등 보직교수들을 비롯해 신수정 본회 회장, 학부모 등 7,0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세정 총장은 식사에서 “서울대인은 비록 그 일이 어렵고 전망이 불확실할지라도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시류에 휩쓸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또한 “여러분이 이룩한 성과를 함께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할 사람들이 주변에 없다면 그것을 성공이라 할 수 없다”며 “주변을 둘러보고 어떻게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당부했다.

신수정 본회 회장은 축사에서 생텍쥐페리의 소설 ‘인간의 대지’를 인용해 따스한 격려를 건넸다. “소설 속 주인공이 안데스 산맥에 불시착한 뒤 한 발 한 발 걸어서 살아남게 한 것은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내가 지금 살아 있다면 걷고 있으리라고 믿을 것이다’라는 확신이었다”며 “모교와 총동창회는 여러분이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이상을 위해 끊임없는 발걸음을 계속해 주시리라 믿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하단 축사 요지 참조>

졸업생 대표로는 송미라(국문13입) 씨가 연단에 올랐다. 송 씨는 조모 슬하에서 자라 어려운 환경을 딛고 6년 전 모교에 입학한 후 취약계층 교육봉사활동, 글로벌봉사단 활동 등에 매진했다. 송 씨는 “조금 특별한 성장과정에서 주변을 돌아볼 틈 없이 달려왔지만 서울대에 와서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삶 속에서 대학 시절의 유산인 ‘사회의 빈틈을 메우는’ 자세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탄소년단 제작자인 방시혁(미학91-97)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축사를 맡아 졸업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오 총장에게 직접 축사를 부탁받은 것으로 알려진 방 동문은 “지루한 ‘꼰대 이야기’를 하거나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잘난 척 하는 걸로 비칠까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오늘의 저를 만든 에너지의 근원은 음악 산업의 불합리, 부조리 등에 대한 분노였다”며 “앞으로의 여정에서 부조리와 몰상식에 대해 분노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변화한다”고 당부했다. <하단 축사 요지 링크 참조>

각 단과대학별 총장상과 총동창회장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박수진 기자




오세정 총장 식사

“자기만 아는 서울대인이란 말 듣지 말길”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하면서 제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 경험에서 나온 메시지입니다. 여러분은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바라는 일, 원하는 일을 찾아서, 집중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설정한 성취를 이룰 때까지 매진하기를 바랍니다. 서울대인은 비록 그 일이 어렵고 전망이 불확실할지라도,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남들이 유망하다고 하는 일, 남들이 좋겠다는 일이라면, 우리가 굳이 나서서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이 전망하기에 바람직한 일,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옳은 일을 향해서 정진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한 가지 일에 한 가지 방식으로 몰두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여러분의 능력만 믿고, 서울대 졸업장만 믿고, 지금까지 해온 일에 안주하면 안 됩니다. 꾸준히 배우며 자신의 길을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의 길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변화하는 세상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성찰적인 자세로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꾸준히 묻고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배워야 합니다. 서울대 졸업장이 아니라, 서울대에서 배운 이 자세, 즉 항상 돌아보고 새롭게 배우려는 자세가 여러분의 진정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주변을 둘러보고 어떻게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성공이 직장, 모임, 그리고 나라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런 기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일단 자신 스스로를 갖추어 노력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의지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정진해서, 뚜렷한 성과를 내야만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이룩한 성과가 여러분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제한된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성공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이룩한 성과를 함께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할 사람들이 주변에 없다면, 그것을 성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 출신이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많지만, 그중에서 제가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말은 ‘서울대 출신은 자기 밖에 몰라’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저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표현입니다. 우리는 이런 말이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따로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공동체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라를 위해 각자 나름대로 기여하면 됩니다.

사회에 진출한 후, 여러분들이 할 일은 서로 다를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우리 공동체에 기여하는 방식은 같으리라 기대합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헌신과 혁신을 통해서 이루어질 겁니다. 그것은 배운 자로서의 긍지와 겸손함, 그리고 전문가로서 지식과 윤리의식을 반영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불의에 굴하지 않는 용기와 시민적 덕성을 발휘하는 일일 겁니다.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정진해서, 크게 이룩하고, 공동체에 기여하시기 바랍니다.


신수정 회장 축사

“어떤 난관에도 끊임없이 걸어가십시오”


이렇게 이 자리에 서고 보니 56년 전 저의 졸업식 생각이 납니다. 동숭동 문리대 운동장에서 아주 엄숙한 졸업식을 했었지요. 무척이나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 50여 년 동안 우리의 국가와 사회, 개인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관과 목표, 인생관 같은 것들에도 변화가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서울대가 우리들의 모교라는 사실입니다.

전국의 뛰고 나는 수재들이 모인 이곳 서울대에서 여러분들은 경쟁과 협력을 통하여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밤늦도록 불빛이 꺼지지 않는 곳은 도서관만이 아니었습니다. 연구실에서, 실험실에서, 작업실에서 뜨거운 열정으로 저마다의 재능을 갈고 닦아왔습니다. 이러한 피나는 노력 또한 젊음의 특권이며 의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여러분의 열정이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서울대가 국내 최고 명문대학의 위상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합심하여 노력하듯, 여러분들 또한 글로벌 인재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에서 안데스 산맥에 불시착한 조종사 기요메가 극한의 상황에서도 고통스러운 걸음을 한 발 한 발 걸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내가 지금 살아 있다면 걷고 있으리라고 믿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걸어야 한다’ 라는 확신이었습니다. 우리 모교와 총동창회는 여러분이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여러분의 이상을 위해서 끊임없는 발걸음을 계속해 주시리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지난 저의 삶을 돌이켜볼 때 서울대학교는 저에게 학문의 연마를 떠나서 서울대학교라는 고리로 연결된 모든 인간관계를 맺어 주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의 오늘이 있기까지, 제가 존경하는 선배와 교수님들, 우정을 함께 나눈 친구들, 그리고 사랑하는 후배들과 하나가 된 서울대가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었다고 확신합니다. 뛰어난 수재라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서울대학교에서 받은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모교와 국가, 인류에 돌려드릴 수 있는지, 모교를 떠나는 지금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희 서울대 총동창회도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총동창회로, 화합하고 하나되는 총동창회로서 계속하여 노력하겠습니다. 동창회가 더욱 발전해서 오늘의 서울대에 더 큰 응원과 격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여러분들의 앞날에 무궁한 건강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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