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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호 2018년 1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 연결할 것”

노정언 호주동창회 신임회장 인터뷰
신임동창회장 인터뷰

“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 연결할 것”

노정언

지리65-69
호주총동창회장
대한 문화교실 회장

지난해 11월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열린 호주총동창회 정기총회에서 노정언(지리65-69) 신임회장이 선출됐다. 취임식에서 그는 호주 전역을 연결하는 동창회 네트워크 구축을 역점 사업으로 제시했다.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노 신임회장을 인터뷰했다.

“1차적으로 멜버른, 브리즈번, 시드니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부터 구축하고 있습니다. 호주 국토가 워낙 넓으니까 전 지역에서 한꺼번에 해나가는 것보단 모교 동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부터 시작했습니다. 조춘제(농화학83-91)·김성석(수의학60-64)·이하정(제어계측82-86) 동문 등이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죠.”

지역 단위뿐 아니라 학번도 10년 단위로 묶어 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적정 규모를 고안했다. 50년대 학번부터 80년대 학번까지 각각 서오모(서울대 50년대 학번 모임), 서육모, 서칠모, 서팔모 등 4개 그룹으로 묶어 자주 모임을 갖도록 독려하고 있다. 적정 규모로 묶이는 만큼 유대감도 끈끈해 각 단위별 학번 모임이 거의 매월 빠짐없이 진행된다. 동문들끼리 식사와 골프를 함께 즐기기도 하고 서로 일정이 맞으면 여행도 같이 간다. 최근엔 모교에 교환학생으로 갔다 온 호주 국적 젊은이들을 찾아 동창회에 가입시키려 하고 있다. 

10년 단위로 학번 묶어 골프와 여행 함께 즐겨

“호주총동창회 회원은 동문들끼리의 친목뿐 아니라 지역사회 봉사활동 또한 함께 합니다. 공공시설물 청소봉사가 대표적이죠. 모교 출신들은 해외에서도 주변의 관심을 많이 받는 탓에 조심스럽게 처신을 잘해야 해요. 그래서 동창회원 간의 화합 못지않게 같은 이민자로서 한인 전체의 고충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호주에 살고 있는 한국인 이민자는 18만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영주권 및 시민권 보유자는 13만명,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청년은 5만명 남짓이다. 호주는 1898년부터 선교사 150명을 한국에 파견해 교회·학교·병원 등을 세웠고, 한국전쟁 당시 1만명의 호주 군인들을 파병해 400명이 전사하고 1,200명이 부상당했다. 지금도 생존용사들은 매년 6월 한국전 참전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제 고향이 강원도 이천의 미수복지역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남하한 탈북민이지요. 소대장으로 강원도 철책선에서 근무할 땐 그 근방의 자연환경을 국립공원으로 조성하면 어떨까 하는 꿈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2012년엔 모교 동문들을 중심으로 ‘재호주 북한이주민 후원회’를 조직해 탈북대학생들을 호주로 초청,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하게 하고 한국에서 잘 적응하도록 돕기도 했죠.”

노 회장은 40대 중반 시절 해외에서 운영하던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돌파구를 찾던 중 1992년 당시 호주 투자이민제도를 알게 됐다. 사업계획을 제시하고 일정금액을 투자하면 영주권을 취득해 자녀학자금은 물론 노후에 사회보장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이민을 결심했다고.

“큰딸이 1998년에 사윗감을 데려왔는데 사돈어른 되실 분이 모교 공대출신인 신동명(광산56-61) 선배님이셨어요.  결혼식 때 하객 대부분이 모교 출신이어서 동창회 규모와 결속력에 깜짝 놀랐었죠. 그러한 전통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해서 큰 그늘을 만들어 백학들을 품는 느티나무 같은 동창회를 만들겠습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