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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호 2017년 7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JTBC '팬텀싱어' 우승 테너·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 김현수 동문

재학시절 중창단 '벨수오노' 결성… “성악 무대 넓히겠다”
김현수 테너·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

JTBC 팬텀싱어 우승…“성악 무대 넓히겠다”



남성 4중창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전국투어 콘서트가 열린 지난 6월 2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전석 매진된 이날 공연장을 메운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은 아이돌 팬을 방불케 했다. “포르짜(파이팅)!”를 연호하는가 하면, 서슴없이 이탈리아어 노래를 따라 불렀다. ‘4중창의 힘’을 뜻하는 ‘포르테 디 콰트로(이하 포디콰)’는 테너 김현수(성악05-09)·베이스 손태진(성악08-13) 동문과 성악과 출신 뮤지컬 배우 고훈정, 성악을 독학한 연극인 이벼리 씨가 JTBC ‘팬텀싱어’를 통해 결성한 팀. 숨은 인재들을 발굴해 남성 4중창단을 만드는 이 프로그램에서 최종 우승하면서 크로스오버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김현수 동문의 솔로 무대 ‘남몰래 흘리는 눈물’의 전주가 흐르자 객석은 일제히 숨을 죽였다. 팬텀싱어 예선부터 그를 강력한 우승후보에 올리고, 네이버 동영상 50만 뷰를 돌파한 곡이다. 섬세한 노랫결과 탄탄한 기본기를 지닌 테너로 사랑받고 있는 김 동문을 지난 6월 28일 관악캠퍼스 음대 카페에서 만났다.

“팬텀싱어 우승 후 책임감이 좀 더 커졌어요. 열심히 해서 좋은 음악으로 사랑받고, 더 많은 성악가들에게 관심이 돌아가도록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이죠. 정통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가리지 않고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한 음악을 해왔다는 점에선 제 지난 활동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에요.”

방송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만은 아니다. 성악도 시절부터 클래식 성악의 대중화라는 목표를 가슴에 품었다. 재학 당시엔 은사 박현재(성악86-90) 동문과 제자들을 주축으로 모교를 대표하는 중창단 ‘벨수오노’를 만들었다. 2015년 성악 앙상블팀 ‘벨트라움’을 결성해 전국 각지에서 크로스오버와 전통 성악 공연을 했고, 길거리 성악 공연도 펼쳤다. 무대에 서서 관객과 교감하는 것만큼 성악가들에게 중요한 일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자신의 소리에 대한 고민은 일찌감치 크로스오버 장르에도 눈 뜨게 했다.


정통 성악·크로스오버 매력 알려
‘남몰래 흘리는 눈물’ 동영상 50만뷰

“많은 분들이 성악 하면 ‘네순 도르마’, ‘여자의 마음’같이 힘차게 지르는 곡을 떠올리시고, 좋아하시죠. 성악과에도 정말 소리가 단단한 ‘괴물 같은’ 후배들이 많아요. 제 목소리엔 그와는 조금 다른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었고, 발성 연구를 계속 하면서 몸으로 뛰어들었죠.”

군 제대 후 팝페라 공연 등 많은 무대에 올라 경험을 쌓았다. 피부에 와 닿는 청중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공연 내용을 녹음해 밤새도록 듣고,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한 뒤 반응을 살폈다. CCM 오디션 ‘가스펠스타C’에 나가 우승한 경험도 시야를 틔워줬다.

“성악가들이 계속 새로운 콘텐츠로 음반을 내고, 우리의 발성으로 어떤 곡이든 재해석하면서 대중에 다가서야 해요. 5월에 나온 ‘포디콰’ 1집 앨범에도 이탈리아 유명 크로스오버 작곡가를 비롯해 윤종신 작곡가님이 신곡을 주셨어요. 항상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나 한국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 같은 곡이 더 많아지길 바랐는데, 대중음악 하시는 분들이 우리 성악가들에게 맞는 곡을 생각하고 만들기 시작했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 일어난 거죠. 방송의 힘이기도 하고요.”



JTBC 팬텀싱어를 통해 결성, 프로그램 최종 우승 후 활동 중인 크로스오버 4중창 팀 포르테 디 콰트로. 왼쪽부터 연극인 이벼리 씨, 뮤지컬배우 고훈정 씨, 베이스 손태진 동문, 테너 김현수 동문.



연말에 나올 ‘포디콰’ 2집은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그룹 ‘일 디보’ 못지 않을 ‘포디콰’ 오리지널 곡으로 가득 채우리라는 그의 귀띔이다. 3·1절 기념식과 기아 신차발표회, 백상예술대상 등 ‘포디콰’로 서는 굵직한 기념행사 연주와 콘서트, 방송을 비롯해 평생 음악 동지로 여기는 ‘벨트라움’ 공연에서 김 동문을 볼 수 있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인터뷰 내내 오가는 음대 지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존경하는 성악가로 꼽는 테너 박인수(성악59-68) 동문은 30년 전 ‘향수’로 한국 크로스오버 장르를 개척한 선배이자 스승. “농담처럼 ‘가수가 노래 공부만 하면 되지’ 하신 선생님 말씀 믿고 재밌게 학교 다녔는데, 학구열 높은 동기들을 따라가다 보니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더라”며 웃음지었다. 클래식의 폭을 넓히려 고민하는 동문 성악가들을 지켜보며 더욱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박혜상, 테너 이명현 후배가 ‘선배가 항상 말하던 걸 이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응원해줬어요. 실력 있는 동문들이 설 무대를 많이 만드는 것도 저의 활동 목표입니다.”

박수진 기자

▽김현수 동문의 팬텀싱어 출연 '남몰래 흘리는 눈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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