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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호 2017년 7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손 훈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인터뷰

“어렵지 않으면 연구 아냐…도전을 즐겨라”
훈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어렵지 않으면 연구 아냐…도전을 즐겨라”


손 훈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올해 3월 한국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 수상. 그 후 두 달 만에 카이스트 연구대상 수상. 2017년 상반기 동안 상금으로만 5,500만원의 수입을 올린 동문이 있다. 바로 손 훈(토목88-92)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27건의 국내외 특허 등록과 130편 이상의 논문 저술을 통해 최근 5년간 6억원이 넘는 기술이전 실적을 올리는 한편 다수의 연구비 지원도 받았다. ‘걸어 다니는 기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인상을 풍기는 손 교수를 지난 6월 23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과거엔 교수들이 논문 위주로 평가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산업계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가 학계에서도 부각되는 추세입니다. 저도 그게 맞는 방향인 것 같고요. 저는 공학자니까 과학자처럼 원천적인 연구를 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독창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연구를 해온 것이 최근 잇달아 큰 상을 받게 된 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손 교수의 연구 분야는 ‘스마트 구조물 유지관리 및 비파괴검사 기술개발’이다. 센싱, ICT, IoT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구조물의 건전성을 진단하고 안전성을 확보한다. 머리카락 3분의 1 두께의 미세균열을 실시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균열감지 기술 및 무선센서를 개발했다. 센서에서 초음파를 생성하고 손상으로 인한 신호변화를 추출해 미세균열을 감지하는 원리다. 이 기술은 상용화를 거쳐 현재 영종대교의 일부구간에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확장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교량이나 건물에 설치되는 GPS센서의 정확도를 현재 1~2㎝ 수준에서 1~2㎜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대형교량이나 초고층 구조물에 설치해 구조물 처짐을 보다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죠. 성공할 경우 구조물의 안정성 진단 및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지진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학한림원·카이스트서 잇단 수상
건축물 안전진단 신기술 개발

우리나라는 1960, 70년대에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많은 빌딩, 교량 등이 건설됐다. 당시 지은 건축물이 이제는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어 새로운 시공보단 기존 구조물을 유지·관리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 교수의 ‘스마트 구조물 유지관리 기술’은 사회전반의 건축물 안전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센싱, ICT, IoT 기술의 활용분야는 건설 외에 항공·기계·중공업·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비접촉 열화상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및 휴대폰 부품의 손상을 검출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죠. 기존의 영상 카메라로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내부 균열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생산단계에서 제품 불량률을 대폭 낮추려고 합니다.”

이렇듯 경계에 구속되지 않는 다양한 연구를 지속해온 결과, 450억원이 넘는 정부과제와 18억원 이상의 기업체 과제를 수행했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12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 받았다.

모교 토목공학과 석사과정을 최우수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 2007년 최연소 카이스트 종신교수가 된 손 훈 동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젊은과학자상’과 한국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을 동시에 수상한 단 두 명의 연구자 중 한 명인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듯 최고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다.

“최근 큰 상을 연달아 받으면서 더욱 겸손하려고 노력합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가 사고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듯 형편이 좋아지고 잘 풀릴 때 더욱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으면 연구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연구를 힘들게 느껴본 적도 없었고, 연구가 막힐 땐 좌절이 아니라 도전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아침이 되면 빨리 학교에 가서 학생들과 연구에 대해 논의하고 싶습니다. 앞으론 사회에 더욱 도움이 되는 일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꾸준한 운동이 취미라는 손 교수는 내년이면 50대에 접어드는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체격이 좋았다. 조문균(사법94-99) 동문과 결혼해 슬하에 외아들을 뒀으며 부친인 손일근(법학51-64) 가천대 석좌교수, 장인인 조준웅(법학63-67) 법무법인 세광 대표변호사, 처남인 조원호(공법94-99) 써니사이드게임즈 대표도 모교 법대를 졸업했다. 나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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