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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호 2017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양재혁 움직임 대표 “지식이 사업 밑천, 공부는 나의 힘”

아이디어 가구로 美·유럽 진출
뛰는 청춘 아이디어 가구로 美·유럽 진출 양재혁 움직임 대표

“지식이 사업 밑천, 공부는 나의 힘”


“공학을 공부했던 것이 다른 디자이너들과는 차별화된 저희들만의 경쟁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출신의 특징이 고난에 빠지면 공부로 돌파하려고 하는 건데, 저희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양재혁(기계항공08-12) 동문은 2011년 마음 맞는 08학번 동기생 4명과 함께 가구 디자인 회사 ‘움직임’을 창업했다. 고난 극복의 방법으로 서슴없이 공부를 제시하는 그는 창업의 계기와 영감도 학교 수업의 커리큘럼에서 찾았다고 한다. 대학 2학년 때 학내에서 우연히 알게 된 ‘통합 창의 디자인 연계과정’ 수업을 듣고 디자인에 발을 들여놨으며, 4학년 때 학교의 지원을 받아 ‘삼성디자인밀라노센터’에서 한 달간 공부한 후 디자인 중에서도 가구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기성 공학도들은 가구를 디자인하는 데 공학 지식이 무슨 쓸모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제품은 그렇지 않은 제품과 분명 다릅니다. 아무리 간단한 물건이라도 0에서부터 시작해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을 고민하기 때문에 독특하면서도 기능에 충실한 결과물이 나오죠. 유럽의 큐레이터들은 그러한 특징을 알아봤습니다.”

양재혁 움직임 대표가 그가 디자인한 책꽂이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창업 2년 만인 2013년 움직임은 ‘선으로 된 책꽂이’를 통해 밀라노 국제 가구박람회의 초청을 받았다. 매년 방문자 30만명, 거래 규모 13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가구박람회다. 아시아 국적 참가 업체는 한 손에 꼽을 만큼 까다로운 전시회에 정규 디자인 수업을 들은 적이 없는 공대생이 초청 받은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는 물론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전시 기획자인 마르바 그라핀이 그의 독특한 디자인을 높이 평가한 덕분이다.

“마르바 그라핀, 로사나 올란디 같은 큐레이터들은 전 세계 디자인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거장입니다. 그들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은 어쩌면 다른 길을 갔을지도 모르는 저에게 가구 디자인을 계속 하게끔 용기를 줬죠.”

움직임의 가구는 프랑스 프리미엄 백화점 ‘르 봉 마르쉐’와 미국 디자인 매장 ‘ABC홈’에서 판매된다. 국내에선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책상 위의 물건이 벽에 밀착되도록 모서리에 경사를 넣은 ‘메이 소파 데스크’나 홈을 만들어 쓰던 펜을 그대로 걸어놓을 수 있게 한 ‘펜홀더’는 단순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통해 지금껏 성장했다는 양 대표는 향후 발전의 원동력도 공부에 있다며 지난해 산업공학 석사를 마친 데 이어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나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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