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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호 2017년 1월] 뉴스 기획

1981년생, 1993년생 닭띠 동문들의 새해 소망

붉은 닭 기운 받아 한발 더 나아겠습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인 민경갑(회화53-57 본회 부회장) 화백이 그린 벽사계((避邪鷄, 53×46cm).
붉은 닭의 꼿꼿한 기개를 통해 모든 사악함과 액운을 막아내려는 힘찬 기상을 표현했다.


닭띠 동문들의 새해 소망


2017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정유년으로 ‘붉은 닭의 해’라 불린다. 새롭게 1년을 시작하는 소회야 어느 누군들 특별하지 않겠냐마는 12년에 한번 돌아오는 띠이기에 닭띠 동문들에겐 더욱 남다른 한 해라 할 수 있다. 이에 총동창신문은 1981년, 1993년에 태어난 동문들 중 몇 명을 선정해 전화 및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닭은 가장 먼저 일어나 새벽을 알리는 부지런한 동물이다.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나 탄생을 알리는 상징으로도 해석된다. 그래서였을까. 인터뷰에 응해준 동문들은 낡은 관습과 체제에 물들지 않고 자기 고유의 세계를 성실히 구축하고 있었다.

바쁜 일정에도 정성껏 답을 해준 동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새벽녘 붉은 닭의 우렁찬 울음소리만큼 닭띠 동문들 또한 각자의 분야에서 명성을 드높이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질문
1. 닭과 자신의 닮은 점을 꼽으면 
2. 소개·자랑하고 싶은 띠동갑 인사
3. 닭의 해 관련 추억담 
4.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결심은 
5. 닭의 해 우리 사회에 바라는 것


“양현석 회장, 지도자의 꿈 갖게 해줘”

카이 정기열(성악00-07)
크로스오버 가수·뮤지컬배우, 박사과정 중


1. 닭은 ‘상상을 현실화 하는 동물’로 인식돼 왔습니다. 저는 음대 성악과에 입학해 자하연 앞 벤치에 걸터앉아 연못 위를 무대삼아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여기에 닭이 먹이를 쪼는 집중력과 집요함이 스스로를 일으키는 힘을 더해주었지요.


2.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회장(1969년생)은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한 이래 세계적인 가수들을 양성하는 프로듀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가까이에서 양 회장의 음악을 향한 열정과 쉬지 않는 노력을 지켜봤습니다. 그는 저에게 선진 예술 운영의 실례를 보여줬고, 저로 하여금 한 마리 닭의 모습을 닮은 패기에 찬 지도자의 꿈을 갖게 했습니다.

3. 2005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쳤습니다. 제 근무지는 ‘서울시농업기술센터’라는 곳이었습니다. 흔히 알려진 ‘농촌지도소’의 현재 이름이지요. 서울에서 나고 자라 농사라고는 지어본 적이 없는 제게 철 따라 뿌리 내리고 가지를 뻗고 결실을 맺는 식물들의 모습은 ‘자신만의 때를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전해줬습니다.

4. ‘나’라는 사람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고맙게 여기는 마음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제게 예술인으로서 더욱 짙은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5. 개인이 정체성을 갖고 뚜렷하게 서지 못하면 사회 구조는 불안정해지고 작은 일에도 쉽게 분열하게 될 것입니다. 자존감에 기초한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야 다름을 인정하게 될 것이고 진리를 위한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


“다시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나뵈길”

조수빈(언어00-05)
KBS 아나운서


1. 새로운 아침을 알리는 수탉처럼, 늘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면서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는 점이 저와의 공통점 아닐까 싶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는 암탉이 깨지기 쉬운 알을 품듯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듬어주려 노력하는 면도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2. 동갑내기 친구인 SBS 권 란(외교00-05) 기자를 소개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동창으로 4년 동안 함께 서울대에 다녔어요. 미술전문기자로 ‘다정한 나의 그림’,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미술’이라는 책도 냈습니다. 더 유명한 인사도 있겠지만 저와 같은 길을 걸어온 동문이자 친구이기에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3. 2005년 1월 2일, KBS 31기 아나운서로 입사하면서 닭띠 해를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 시절 ‘모든 경험은 아름답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꿈꿔왔던 아나운서의 길이기에 KBS 입사는 더없이 기뻤습니다.

4. 작년에 둘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엄마로서 두 아이가 건강하고, 남편이 하는 일도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저와 같은 서울대 동문이기도 해요. 제 자신과 관련한 소망이라면, 지금은 육아휴직 중인데 여건이 된다면 좋은 프로그램으로 시청자 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5. 작년에는 많은 국민들이 혼란스러운 시국을 걱정하면서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하는 박탈감과 자괴감마저 드는 한 해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새벽을 깨우는 닭처럼, 새해에는 희망찬 기운으로 다시 한 번 모두가 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희망 품고 살 수 있는 사회되길 기대”

송민호(디자인00-08)
도예가·스튜디오 민호 대표


1. 저는 두상이 몸에 비해 과하게 작아 외양부터 닭과 닮았습니다. 동물에 비유된 별명으로 닭 또는 타조가 빠지지 않았지요. 아침 닭의 울음소리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것처럼, 제가 만든 작품을 통해 아침공기처럼 새롭고 신선한 삶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2. 동갑내기이자 같은 학과 동기인 제 아내, 금속공예가 김민선 씨를 소개합니다. 지난 16년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왔는데, 일을 대하고 풀어가는 그의 방식과 자세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살아온 환경 갖고 있는 생각 모두 저와 다르기 때문에 지켜보는 것만으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아요.

3. 12년 전 저는 군대에 있었습니다. 군복무 시절은 뜻밖에도 제 인생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였지요. 새롭고 낯선 환경에서 동기 동료들과 아웅다웅 지내던 시간이 어린 시절 소꿉장난처럼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니 무언가에 집착하고 애쓰는 것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인간이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몸소 배웠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4. 올 한 해도 저 스스로에게 부끄럼 없고 자랑스러운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주변의 평가가 아닌 저 자신이 인정하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그것이 제겐 무척 어려운 도전이기에 소망과 결심이라 하기에 충분합니다.

5. 남녀노소 불문하고 희망을 마음에 품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완전히 무너질 듯이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렸다고 봅니다. 단 한 가지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고난은 조금씩 녹아내릴 것입니다.


“독일서 미디어산업 겪고 배웁니다”

박성연(국문11-16)
독일 그루너 운트 야르 디지털 이노베이션 근무



1. 돼지고기, 소고기를 먹지 않는 문화권은 있어도 닭고기를 먹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모두에게 친근한 닭처럼 새로운 환경, 낯선 사람들 속에서도 언제나 빠르게 적응한다는 점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2. 저의 할아버지이신 박기병 재외동포저널 회장이십니다. 한국기자협회 회장, 강원민방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평생을 언론인으로 지내셨고,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매일 꾸준히 글을 쓰십니다. 우직하게 모든 터를 다져주었던 당신과 당신의 세대가 언제나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3. 추억을 되짚기엔 다소 이른 나이지만 제가 태어난 1993년은 넬슨 만델라의 노벨 평화상 수상,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 등 사건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세계가 한층 세계화와 자유화를 향해 도약하던 때이기에 되새겨보게 됩니다.

4. 언제나 막연하게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작년부터 독일에서 다국적 미디어 그룹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는 다양한 매체와 콘텐츠를 가까이서 접하며, 앞으로 나는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지, 그를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조금은 갈피를 잡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5. 닭은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지난 밤을 마무리하는 새이기도 합니다. 2017년은 지난 해의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 혼란스러웠던 사건들을 모두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내려갈 수 있는 한 해였으면 합니다.


“국가에 바치는 해, 발전 기회될 것”

박해진(정치외교11-16)
육군 소위


1. 닭은 12개 동물 중 유일하게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드나듭니다. 한 곳에 묶이지 않고 본인의 뜻과 의지대로 살아가는 것이 닭의 큰 매력이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저는 닭처럼 이런 부분에서 많이 자유로운 편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군복무 중이라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지만요. 장교 임관 또한 스스로 선택한 과정이기에 항상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2. 미국 시카고 출신 힙합 아티스트 Chance the Rapper(1993년생)를 소개합니다. 본인은 닭띠라는 것을 아마 모르겠지만요. 그의 노래 ‘Smoke Break’를 요즘 즐겨 듣고 있어요. 이 가수는 특이하게 정규앨범이 하나도 없습니다. 믹스테이프만 있을 뿐이에요. 정규앨범을 내면 무료로 배포한다는데 정말 그럴지 궁금합니다.

3. 2005년 초등학교 6학년 당시 약한 비가 하루 종일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친구와 둘이 서울랜드에 놀러갔는데 날씨 때문인지 이렇게 사람이 없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텅텅 비었었죠. 토하기 직전까지 마음껏 놀이기구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함께 놀이공원에 갔던 친구도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재학 중입니다.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고요. 그 친구도 닭띠입니다.

4. 올해는 1년 365일을 국가에 바치는 해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 자신도 성장하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5. 2017년은 다사다난했던 2016년과는 달리 우리 마음을 가다듬는 해, 느낌표와 물음표의 연속이 아닌 쉼표가 되는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