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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호 2016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이상기 아시아기자협회 창립회장 인터뷰

조코 위도도 印泥대통령 초청, 한국 청년과 토크콘서트 개최


이상기 아시아기자협회 창립회장(왼쪽)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기 아시아기자협회 창립회장

조코 위도도 印泥대통령 초청 한국 청년과 토크콘서트 개최



5월 17일 오후 5시30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태운 차가 아주대 율곡관을 벗어나 정문 쪽으로 향했다. ‘휴∼.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이상기(서양사학81-87) 아시아기자협회 창립회장 겸 아시아엔 발행인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시아기자협회와 아시아엔, 아주대가 공동주최해 이날 열린 ‘자랑스런 아시아인’ 시상식과 ‘청년들과 함께 하는 유쾌한 반란 토크쇼’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 동문이 5월 3일 저녁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위 대통령을 면담한 지 2주 만이다.


-언제부터 토크쇼를 준비했나?
“대통령 면담을 추진하면서부터였으니 4월 말께다. 조코위 대통령 방한(5월 15일 도착)기간 중 대통령을 모시고 토크쇼를 하는 것이 의미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5월 1일 밤 자카르타 현지에 도착해 에디 수푸랍토 아시아기자협회 차기 회장을 만나 구체적으로 토크쇼 성사 방안을 논의했다.”


-왜 토크쇼였나?
“현지에서 인도네시아 대통령실의 테텐 비서실장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한 국가원수를 수십명 봤다. 그들은 한국에 와서 정상회담 하고, 몇 곳 방문하고 신문과 방송에 잠깐 보도되는 게 끝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그 대신 젊은이들과 토크를 하며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해주셨으면 좋겠다. 그것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세계에 날라지며 꿈을 심어주는 것,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 사실 이날 비서실장은 애초 3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면담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했다. 나는 대신 한국에서 꼭 토크를 하면서 일자리를 못 찾고 꿈을 잃어가는 한국 청년 그리고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 대통령의 감동어린 말씀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기꺼이 수락해 줬다.”


-대통령 행사라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어쨌거나 성공적으로 끝났고, 조코위 대통령이나 참석자, 이를 방송 등으로 지켜본 사람 등 대부분이 만족해 다행이다. 물론 반대도 있었다. 막판까지 맘 졸이는 일들이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잘 마쳤기 때문에 그걸로 감사한다. 이번 행사를 계획, 추진, 실행하면서 겪은 일과 사람들에 대해 기록으로 남길 생각이다. 그것이 국익과 나아가 누구에게든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가 있었다니 무슨 얘기인가?
“행사 이틀 전 늦은 밤에 갑자기 취소통보가 와 이튿날 아침 해결하는 등 피말리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행사초청이 늦고, 또 꼭 초대해야 할 분들을 모시지 못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행사가 끝내 불발됐다면 대통령 파는 사람으로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 관료주의, 보신주의, 공(功) 차지하기 이런 것이 일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맥 빠지게 하는지 알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교통사고로 1급 장애를 입은 모교 이상묵 교수도 토크쇼를 참관하는 걸 봤다.
“토크쇼 이틀 전, 그러니까 15일 밤 9시 카톡으로 행사를 소개하고 초청 메시지를 보냈다. 물론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번에 시간이 너무 촉박해 카톡으로만 초대했다. 그랬더니 1시간 뒤 장문의 답이 왔다. ‘기자님 제가 어릴 적 4년 반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살았습니다. 1970년부터 74년까지. 그리고 이번에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장관이 오는 줄 알고 잔뜩 기대했습니다. 올해 2월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반둥에 다녀왔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제2의 고향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그 나라에서 나왔거든요. 참석하겠습니다’ 그는 16일 아침 이런 문자를 또 보냈다. ‘인도네시아는 지진 해일이 많아 (해양지질학이 전공인) 저에게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그는 ‘대통령과 기념사진 찍을 수 있겠죠?’라고 물었다. 이 교수는 행사시작 1시간 전부터 왔지만 장애인용 진행로가 없어 맨 뒤 통로에서 끝까지 경청하더라.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을 기회도 드리지 못했다. 미안했다.”



이상기 동문은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토크쇼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소통의 시대 21세기에 조코위 같은 겸손하고 배려할 줄 아는 지도자를 가졌다는 것은 무한한 기쁨이고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 동문은 한겨레신문 공채 1기로 입사해 2010년 선임기자로 마감했고, 2002~2005년 한국기자협회장을 지냈다. 2011년 아시아기자협회 소속 50개국 150여 명의 베테랑 언론인들을 규합해 아시아전문 온라인매체인 아시아엔(kor.theasian.asia)과 월간 ‘매거진N’을 창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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