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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호 2015년 10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임진욱 타이포디자인연구소 대표

본보 제호 바탕 된 정조체 개발한 한글 디자이너


임진욱 타이포디자인연구소 대표
본보 제호 바탕 된 정조체 개발한 한글 디자이너




본보 1면 제호 ‘서울대동창신문’은 정조체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정조체 개발자인 임진욱(산업디자인87-94) 타이포디자인연구소 대표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본보의 정조체 사용을 허락했다. 한글날을 2주 앞둔 지난 9월 2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난 임 동문은 “모교에 늘 빚진 마음이었는데 이렇게나마 갚을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2008년 발표한 정조체는 방일영 문화재단 한글글꼴창작지원사업으로 이뤄졌다. 정조체는 명조체의 네모틀 짜임새는 유지하되, 그 구조 속에서 형태적 요소들을 바꿈으로써 탄생한 글꼴이다.


“대학 시절의 은사님이셨던 고 김진평 선생님께서는 정조 때 간행한 ‘오륜행실도’에 사용한 글자체야말로 한글 글자체의 완성된 형태를 보여준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을 기리기 위해, 제 글자체의 이름도 정조체라고 지었습니다.”


글자 왼쪽에는 세리프가 있는 명조의 특징을, 오른쪽에는 산세리프인 고딕체의 특징을 결합시켰다. 정조체는 개인이 비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경우 네이버 등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회화에 관심이 많아 미대에 입학한 임 동문은 졸업 후 윤영기 동문이 설립한 윤디자인에 입사하면서 서체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다. 윤영기 동문과 함께 윤명조, 윤고딕을 개발한 그는 윤 동문이 회사를 정리하는 2004년 무렵 퇴사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타이포디자인연구소는 국내 유수의 기업, 지자체 등의 전용서체를 개발해 왔다. 서울특별시, 이마트, 현대자동차그룹, 네오위즈, 매일경제TV 등이 타이포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한 서체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서체로는 뽀로로체가 있다. 뽀로로 장난감이나 책 등에 쓰인 글자는 모두 임 동문이 개발했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밖에 LG전자, 삼성 스마트폰에 폰트를 제공해 왔다.


타이포디자인연구소는 최근 디자인파크가 주관사인 컨소시엄에 서체개발 부분으로 참여, 대한민국 정부상징체계 디자인 사업자에 선정돼 각 정부기관이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상징체계를 개선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임 동문의 최종 목표는 한글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누구나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는 “한글은 과학성과 독창성, 합리성을 기준으로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조형미 또한 매우 우수한 문자”라고 말했다.


“서구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알파벳의 조형미를 위해 근 2백년간 노력해온 것에 비해 한글 명조, 고딕 등이 개발된 것은 1950년대에 일입니다. 알파벳이 디자인적으로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 만큼 오랜 세월 발전되어 왔기 때문이죠. 한글은 네모틀 글자와 탈네모틀 글자의 표현이 모두 가능한 글자이며,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를 할 수 있고 모아쓰기와 풀어쓰기를 할 수 있는 글자입니다. 현대적이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 <김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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